여호수아 13-15장 말씀 묵상
여호수아도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명령을 다 실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하나님은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로 묶어서 일하게 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그들을 나누시고 각자 맡은 역할을 하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구심점을 레위지파로 놓고 그들 간의 느슨한 연대성을 형성하게 만드신다. 하나님은 그들을 하나, 하나 통제하지도 않으시고 누군가가 모세와 여호수아 처럼 모든 것을 진두지위하게 하지 않으신다. 권한을 나누셨다.
우리시대에,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많다. 예전에 나는 '이름을 남기려고 하는게 뭐가 나쁜거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름을 남기려는 욕심을 본인이 가지는게 가장 나쁘다. 왜냐하면 본인이 이름을 남기려고 하게 되면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일정 이상의 일을 진행시키고 성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본질을 잊게 되고, 중요한 것을 잊게 되고, 사회와 국가나 이웃은 의식하지 않게 된다. 자신의 성과를 남기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문제들은 대부분 그래서 만들어진다. 대통령은 임기내에 기념비적인거 하나 정도는 남기고 싶어서 무리하다 모든 것을 망치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무리하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 누구도 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과정을 봐야 한다. 우린 언젠가 모두 죽는다. 그리고 100년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다. 지금 우리가 아는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사실 그 시대에는 그렇게까지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후세에 평가를 후하게 받아서 유명한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속한 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게 결국 다른 사람들이 이어받아서 다른걸 만들어서 그 사람이 유명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생에서든, 사후든 말이다.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다른 사람들이 이어받아서 더 좋은걸 만들 것을 남기고 간다고 생각하면, 내 이름이 알려지고 말고는 그 이후에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다. 현실을 대하는 태도도. 그리고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짓이다. 내가 죽은 후에 내 이름이 남으면 그게 내게 이득이 될게 뭔가? 난 그걸 누리지도 못할텐데. 내가 그렇게 기억되는게 나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내 후손에게 과연 그게 의미가 있나?
현재를 살아야 한다. 미래에 담보되지 않은 행복과 의미를 두고 현재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행복하고 의미 부여되는 현재가 결국 그러한 미래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어차피 혼자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그걸 받아들이고 살면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