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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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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과 맛집은 몰라요. 가족 여행이 아닌 나의 첫 제주 여행은 2011년이었다. 숙소는 산방산 아래에 있는 '더게스트하우스.' 아직까지 동생과 단 둘이 떠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다. 그 1-2년 전에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폐허처럼 문을 닫아서 마음이 아팠는데, 얼마 전에 다시 찾아보니 다른 분이 인수해서 운영하시는 듯하다. 공용공간이던 큼지막한 서재는 4인이 묵을 수 있는 방으로 바뀌었지만 그 당시 주인이 직접 지으면서 건물 안에 침대를 아예 빌트인으로 지었던 모습은 그대로인 듯하다. 사진을 보니. 더게스트하우스에 다시 묵은 적은 없지만, 나의 제주여행은 그 이후로 2-3년 안에서 맴돌고 있다. 숙소도, 경로도, 식당도. 더게스트하우스 이후에 묵었던 쫄깃 센터에는 몇 번을 더 묵었고 협재는 나의 서쪽 제주 여행의 기점 역할..
제주에 살고 싶진 않아요. 제주에 살고 싶진 않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제주에 처음 몇 번 내려올 때는 제주에 살고 싶었다. 미친 듯이 살고 싶었다. 2011년에 내려와서 게스트하우스(이하 '게하')에 묵었을 때는 서울에서 내려온 게하 주인의 삶이 부러웠고 서울로 돌아가서 몇 주 동안은 제주 부동산을 뒤적이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간 제주 앓이를 했다. 내가 제주에 자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내려오게 된 데는 사실 지인들의 영향이 컸다. 일 년에도 몇 번씩 제주에 내려가는 지인들의 페북 포스팅을 보면서 '왜 이렇게 자주 가지?'라던 생각이 나도 거의 정기적으로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자주 갈 수 있으면 좋겠다'로 변했다. 그중에는 제주에 정착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몇 년이 그렇게 지나며 생각..
여행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에 기회가 되어 야후에서 보내주는 응원단으로 독일에 갔었다. 두 경기를 봤는데 그 사이에 하이델베르크를 방문해서 문화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도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갔더니 그곳은 그저 서양사람들이 많은 에버랜드처럼 느껴졌다. 워낙 부모님께서 여행을 좋아하셔서 방학 때면 거의 습관처럼 여행을 다녔지만 본격적으로 여행을 어떻게 하는지,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왜 여행을 다니는지. 왜 굳이 비싼 돈을 내가면서 여행을 떠나야 하며, 왜 특정한 숙소에 묵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겨우 2년 정도 회사를 다닐 때 첫 해는 가족 여행을 다녀온 후 그저 서울 안에서 걷고, 쉬고, 걷고 쉬며 휴가를 보냈고, 2년 차 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