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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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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지쳐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줄은 알았는데, 영혼이 지쳐있는 줄은 몰랐다. 오늘에서야 그걸 알게 되었고, 그걸 느끼고 있다. 많이, 많이 지쳐 있구나. 10년 간의 방황은, 실패는, 터널은 역시나 하루 아침에 낫는 게 아니었다. 그나마 여기까지 버틴 것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광야를 떠나고 싶지 않다. 이곳이 좋아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광야를 떠날 시간이 거의 온 듯하다. 4월부터 내게 쏟아지는 일들과 내가 하기로 마음 먹은 일들을 합하면 방황을 할 틈이 없을 듯하다. 믿거나 말거나 어제는 지도교수님을 만나 무려 2년치 일감을 받아왔다. 자의도 타의도 아닌 애매한 모드로 받아들인 일들인데, 이게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선 당연히 웃어야 할 일인데 내 상황으로 인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가 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광야를 떠나라는 하나님의 등떠미심은 곳곳에서 징조가 보인다. 접게 될 줄 알았던 드라마가 편성이 된 건 그 시작일 뿐이었다. 이번주에는 심지어 뜬금없이 다음주에 만나서 일 얘기를 좀 하자는 연락이 오지를 않나, 이번주에는 점심 겸 회의로 만나신 분이 '이건 정박사 믿고 진행하는거야'라..
하나님이 우리를 시험하시는 이유 3월의 마지막 날에 나의 3월을 돌아보니 하나님은 3월 내내 내게 시험을 허락하셨던 것 같다. 올해의 3월은 내게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3월에는 내가 들어가 있는 드라마가 엎어지기 직전까지 갔고, 일을 하면서 비용을 받고 있는 유튜브 채널 주인인 형이 코로나가 확진되어 유튜브는 개점휴업이 되었다. 거기에 더해서 연애사업도 뭔가 될듯 말듯의 반복이었다. 심지어 제3자가 00자매가 내게 호감이 있다는 얘기를 전달해주기까지... 금전적인 부분은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그나마 숨 쉴 수 있게, 안정적으로 수입원이 되어주고 있는 두 경로가 흔들렸고, 그나마도 4월에는 중심축이 되어주는 드라마가 날라갈 수도 있는 상황. 만약 그렇게 되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 것이며, 흔들리는 마음을 안고 어떤 창작활동을 ..
광야가 축복이자 특권인 이유 조심스러운 얘기다. 누군가에게 이 생각을 강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고, 나의 고백을 하고 싶을 뿐이다. 광야에서 10년 정도를 보낸 것 같다. 그 시기를 광야로 정의하는 건 단순히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광야 밖에서의 생활도 힘들기 때문에 힘들다고 해서 그게 다 광야인 것은 아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건 항상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광야'라고 하는 건 많은 경우 기복신앙적인 사고방식 때문인 경우가 많다. 지난 10년이 광야였던 것은, 내 인생이 단 한 걸음도 앞으로 가지 않고 같은 곳을 빙빙돌면서 내가 의지할 곳은 하나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인생은 앞으로 가지도 않았고, 사람들은 내 상황과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님 외에는 붙들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 하..
기독교와 정의에 대하여 기독교와 정의를 엮어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도, 강의도 많다. 다 좋다. 필요한 주제고,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정의를 내가 실현하겠다고, 그런 정의를 실현해내는 사람을 뽑겠다고, 그런 사람의 반대편에 선 사람은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오만함이며 성경적인 삶의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이 땅에 정의를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이룰 수 없다. 누구도 그런 능력이 없다. 그걸 이룰 수 있다고, 이루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생각이다. 이 땅에 완전한 정의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이뤄지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많은 불의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죽을 것이다.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에 가까운 방향으로 우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하나님께서 ..
기도할게 5분도 되지 않는 이유 어렸을 때 QT를 할 때 기도는 공식처럼 회개, 감사, 그 다음에 다른 기도로 배웠다. 그때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회개를 해야 하며 뭐가 그리 감사할 게 많아야 하는지 모르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형식적인 것들을 말했다.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기도를 5분 이상 하기 힘들단 형이 있었다. 나도 그때 그랬다. 나도 방언을 하지만 솔직히 방언이나 같은 소리를 내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기도는 길게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이제는 기도를 하려고 앉거나 눈만 감아도 회개부터 한다. 때로는 회개만 하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는 감사할 게 넘친다. 어느 하나 당연한 게 없다는 것을 안 이후에는 내가 회개할 것을 아는 것..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다섯 번의 변호사시험 중에 두 번은 정말 붙을 줄 알았고, 세 번은 그러지 못할 줄 알았다. 두 번째와 다섯 번째 시험은 붙을 줄 알았고, 나머지 시험들은 여러 이유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한 상태였기에 무의식중에라도 떨어질 줄은 알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혹시나 기적적으로...'라고 생각했던 시험도 있다. 그 중에 두 번째 시험을 본 후에는 일주일을 무신론자로 지냈다. 내가 이렇게 노력했는데, 이렇게 내 몸을 갈아 넣고 신경안정제를 한 달간 먹으면서 마음까지 갈아넣고 심지어 당시에 만나던 친구와 헤어지면서까지 무리해서 시험에 집중을 했는데 어떻게 이걸 내게 주지 않으실 수 있냐며, 신이 존재한다면 이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신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찬양팀에서 섬겼다 보..
욕심을 '사용'한다는 착각과 오만에 대하여 조금은 무기력하게 몇 달을 보냈다. 그렇다. [몇 달]을 보냈다. 중간중간에 해야 할 일들을 쳐내듯이 한 것 외에는 일도 별로 없었다. 상황이 조금은 복잡해져서 일은 없는데 돈이 들어오는 곳은 있었다. 무기력하게 지내도 괜찮았던 이유도 그 덕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별로 일을 하고 싶지 않아졌고, 한량으로 사는 것도 괜찮지 않나...란 생각도 했고, 도대체 내가 왜 글을 쓰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 일종의 허무주의 같은 게 몰려왔고, 그 허무주의를 극복하지 못해 무기력하게 지냈다. 내가 왜 그런지, 무엇을 동력으로 다시 일어나야 하는지를 몰랐다. 나는 어쩌다, 왜 그렇게 됐을까? 이 문제를 놓고 수개월을 싸웠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알게 된 것은, 지금까지 내가 열심히 무엇인가를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