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95)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족, 다 덧없다 나의 대나무숲처럼 이곳에 남긴다. 너무 갑갑하고 나의 감정 소모가 심해 몸도 아파와서. 이 얘기는 가족에게 공개적으로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이런 류의 얘기를 항상 해 왔지만 지금까지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내게 돌아온 말은 "너는 완벽하고 항상 옳고 문제는 항상 남에게 있지?"였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난 항상 내가 잘못하고 실수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실수했다고 말했고 사과했다. 하지만 난 가족에게서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아버지는 12월에 서울로 돌아오시기 위해 집을 치우는 것도, 아들 둘이 사는 공간이라는 것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본인은 한다고 하셨지만 그걸 굳이, 지금 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두 분이 들어오시기 전에 내가 나.. 익명, 댓글과 트라우마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많이 망설였다. 아직까지도 이번 주에 당했던 일에 대한 트라우마가, 브런치라는 플랫폼 안에서 당한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저께 썼다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발행 취소한 [댓글을 삭제했다]는 내용의 글에서 언급한 사람이 지인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왜 발행 취소를 했냐고? 그 글은 댓글 쓴 사람을 그래도 존중하는 의미에서 쓴 것인데 그 사람은 존중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심지어 올해 초에 내 유튜브에도 내가 [자의식 과잉]이라며 비난하는 댓글을 썼었다. 어떻게 아냐고? 그걸 쓴 사람이 이번에 새벽 4시까지, 아 본인은 한국에 있지 않으니 나만 새벽 4시였던 시간에 말꼬리를 잡고, 트집을 잡으며 댓글을 쓴 아이디와 같은 아이디였기 때..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생각들 우선 분명히 해둘 것은 나는 어느 정당의 지지자도 아니다. 이번에도 1, 2번을 뽑지 않았다. 정치는 헤드라인만 봐서는 전체적인 국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안에서 개개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를 보면 청와대 이전을 둘러싼 판이 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결단 내린 윤석열은 진화 중...국민에게 끌려가선 안 돼"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나올 수 있는 건 야당에서도 청와대 이전에 대해서 반대되는 의견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건 실질적으로 [우리도 이건 말도 안되는 거 알아요]라고 인터뷰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문화 개방을 끼워넣었지만 예시가 전부 왕과 독재정권이라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강력하게 싸우지 않고, 묘하게 '당선인의 의지'.. 익숙한 식당이 사라졌다...또 13년 째 다니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 근처에 있는 내가 쓰는 공유사무실 지점으로 향하는 길에 '뭘 먹지' 싶었고, 백반이 먹고 싶어 가는 길에 있는, 시청 근처에 가면 종종 찾았던 청국장 집에 가기로 했다. 작년 하반기, 4분기에도 갔으니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식당이 있던 가게는 문이 굳건히 닫혀 있었고, 간판도 없었다. 당혹스러웠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학부시절에 인사동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전통찻집이 있었는데, 회사를 다닐 때도 있었는데, 그후 2년이 조금 안되어서 오랜만에 찾은 인사동에는 그 찻집이 없었다. 그곳에는 예전의 인사동과는 어울리지 않은, 번쩍 거리는 한복대여점이 있었다. 그 자리를 한참 동안 뜨지 못했다. 화도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후로는 오롯이.. 돈을 적게 받고 일한 이유들 이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제를 해야 하는 게 있다. 나는 인복은 꽤나 있는 편이다. 나를 존중해주고, 내 이력과 능력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이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통상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나의 소위 말하는 '스펙'이과 이력이 많이 튀기 때문에, 그들이 보기에 단단해 보이고 심지어 오버스펙으로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는 운이 좋게 무시나 괄시를 당하지 않고 일을 받을 수 있었음을 전제로 깔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운이 좋은 건 아니고, 나처럼 인복이 있는 편이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이 글의 내용이 해당하는 것은 아님을 전제로 까는 것은 그런 경우의 사람들에게는 이 글에서 내가 돈을 좀 적게 받고 일하는 이유가 상처가 되거나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 대통령이 아니라 왕을 뽑는 나라, 대한민국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지만 정치 얘기는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다. 더군다나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고, 어쨌든 평생 연구를 하고 싶은데 내 전공 특성상 논문의 내용이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특정 정파에 편향되어 있다고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당가입은 할 생각이 없다. 그러는 순간 내 글의 객관성이 훼손되기 때문에. 내 박사학위 논문도 그 결론으로 보면 한 쪽으로 치우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 보면 그 반대진영의 논리를 가져다 썼기 때문에 내 논문의 결론을 좋아하는 쪽도 논문 자체는 좋아할 수 없단 딜레마를 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은 특정 정당을 겨냥한 글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전반에 대한 나의 생각을 쓰는 글이고, 사실 이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젊어서 힘들었음에 감사하는 이유 업계에서 굉장히 잘 나가던 분이 계셨다. 과거형은 아닌 게 그분은 여전히 그 업계에서 활발히 일하고 계신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환경의 변화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 그분이 그 힘듬을 감당하기가 버거워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봤다. 실망스럽진 않았다. 그분의 상황과 마음이 이해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단편적인 모습이 그분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기 때문에. 그분의 그런 모습을 보며 그저 30대에 힘들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앉아있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린 사람들의 기준에선 나이가 들었고, 연배가 있으신 분들 관점에선 아직 젊은 애매한 나이가 되어 그 말을 떠올릴 때면 왜 그 말이 이렇게 오래 전해지는지가 이해되는 스스로의 모습이 꼰대.. 남자들에게 군대란 SNS를 켰는데 3, 4개 포스팅이 연달아 이 드라마였다.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을 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차마 보지 못하고 있던 드라마. 주위에서 워낙 많이 보는 것 같아서 한 번 볼까 싶어 1부를 잠시 틀었다가, 심지어 집중해서 볼 생각도 없이 운동할 때 화이트 노이즈처럼 틀고 귀로만 들었다가 10분 정도 후에 꺼야했던 드라마. 그 드라마를 보고 SNS에 사진이 연달아 올라오는 내용 때문에 그 10분간 받았던 스트레스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직생활이 유독 더 안 맞는 스타일이긴 하다. 회사생활도, 심지어 한국에서 꽤나 기업문화가 괜찮은 편이고 외국계에서도 당시에는 문화가 굉장히 괜찮은 편인 회사에서도 힘들어 했으니까. 많이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인 편이라 원래 조직생활을 체질에 잘 안..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