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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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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대화, 그리고 속궁합 연애, 사랑, 결혼에 대한 글을 오래 써왔지만 스킨십과 관련된 얘기는 쓸 때마다 부끄럽고 민망했다. 보수적인 가정교육을 받고, 보수적인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외국인학교를 다니면서 어렸을 때부터 교육도 받고, 친구 집에 가서 실전용 도구(?)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조금 나아진(?) 편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내가 어땠을지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친구가 어떤 걸 갖고 있었길래 그러냐고? 음... 그나마 밝힐 수 있는 건 중학교 친구가 방에서 콘돔을 색깔과 종류별로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가정교육과 성장환경이란 게 참 무서운 게 그런 환경에서도 난 철저히 보수적으로 살아왔다. 남자들 중 소위 말하는 '혼전순결'을 절대적인 가치로 붙들고 산 기간은 내가 상위 1%에 ..
현대사회에서 남자들에게 결혼의 의미 과거에 결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필요했다. 여기에서 '과거'라 함은 먹을 것을 직접 사냥하거나 추수해야 하는 시절을 의미하고, 산업화가 되기 이전에는 구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근력이 강하고,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힘이 센 것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니까. 그래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자들은 야생동물이나 굶주림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라도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야 했다. 그런데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물리적으로 힘이 드는 일들은 기계들이 처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최소한의 신체적인 능력만 있으면 되는 일이나 힘 보다 머리를 쓰는 것이 요구되는 일을 통해 한다. 즉, 이젠 힘과 생계의 문제가 직접 관련되지는 않고 안전의 문제도..
결혼이 늦어지는 사람들 결혼에 대한 생각과 결혼 시기 고등학교 때 누군가에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혼은 빨리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늦게 하고, 할 생각이 없다는 사람들은 빨리 간다고 말이다. 그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30대 중반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패턴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더라. 그것도 아니라면,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면서 연애하는 사람이랑은 계속 헤어지는 반면 결혼에 별생각 없다가 연애 수개월 만에 결혼해 버리는(?) 사람들도 봐왔다. 최근에도 그런 후배가 있었다. 모두 결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결혼해 버린 후배가. 그 패턴들을 보면 이유는 분명했다. 보통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
이혼에 대한 생각 내 지인이 처음 이혼을 한 것은 그 친구가 20대 후반, 내가 30대 초반일 때였다.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우연히 그 친구 웨딩촬영 현장 같은 사진을 다른 지인의 SNS에서 보고 '결혼했니?'라고 물어보자 돌아오는 대답은 '이혼했는데?'였다. 가볍게 만나려던 자리는 진지해졌고, 술이 들어가자 그 친구는 회사 사람들에게 말을 못했다며 잠도 잘 오지 않아서 회사에 먼저 나가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겠는 성경을 무작정 읽는다고 했다. 교회에는 다닌 적이 전혀 없는 친구였다. 그 친구가 처음이었지만 마지막은 아니었다.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이혼 소식들의 사유도 다양했다. 이혼이 좋은 소식은 아니다 보니 구체적인 얘기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단편적으로 들려오는 이혼의 이유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소위 말하는 모태신..
어쩌면 결혼할 사람에 대하여 어머니 아버지께서 내년에는 지방으로 내려가 사시겠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한 프로그램에 신청하러 내려가셨다. 그리고 같은 날 나보다 나이가 많이 어린, 내가 물리적으로 업은 적이 있는 동생이 휴가를 유럽으로 떠났다. 나 혼자 아무 일 없이 서울에 있는 그날. 이상하게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신경 쓰였다. 나보다 운전을 훨씬 오래 하셨고 잘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녀오신다는데, 두 분이 지금까지 우리 가정을 끌어오셨는데 뭐가, 그리고 왜 그렇게 신경 쓰였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들면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게 맞는 듯하다며 혼자 살 집을 찾아다니던 난 왜 두 분이 따로 사시는 것이 걱정이 되는 걸까? 거기에 나보다 키도 크고, 연봉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되며 영어도 편하게 쓰는 다 큰 동생은 또..
'결혼해라'는 말이 소용 없는 이유 30대 후반에 실제 상황은 둘째 치더라도 그냥 겉으로 보이는 스펙은 멀쩡한 남자는 주위에서 '결혼할만한 사람을 만나라'라던지 '연애하라' 또는 '네가 너무 눈이 높은 것 아니냐'는 말을 밥 먹는 횟수만큼은 듣는 느낌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30대 초중반까지는 그런 얘기에 짜증이 났고, 중반에는 귀찮아졌으며, 중후반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후반이 되니 반대로 '저 쓸데없는 소리를 뭐하러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얘기해도 의미가 없을 말을 하는데 왜 시간, 에너지, 말을 낭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른다. 주위에서 그렇게까지 말을 안 하면 생각이 없어질까 봐 그런다고. 그런데 그 생각 자체가 모순인 것은,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남녀를 불문하고 싱글들은..
가족의 의미 부모님이 무서웠던 시절이 있었다. 부모님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버둥거리며 살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머리가 커지면서 칭찬은커녕 채찍질만 하시는 듯한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왜 어머니, 아버지는 말을 이렇게 못해주시느냐며, 왜 내게 그러서야 하냐며 지금 내가 하는 말이 그 맥락이 아니지 않냐고 대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내 가정을 아직 꾸리지는 못했지만. 내가 속한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남편, 아빠라는 호칭은 아직 없고 아들로서의 지위만 존재하지만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그러시게 되는 것들이 보이고 이제는 그분들이 말로 하지 않으셔도 그 마음이 보인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렇게 피하고 싶은 대상이었던 가족이, 표현은 못하지만 항상 그리움의 대..
가정을 꾸리고 싶은 이유 서른 전에는 갈 줄 알았지 어렸을 때 나는 30이 되면 당연히 결혼을 했을 줄 알았다. 어머니께서 아들이 30이 넘도록 결혼을 못하고 있을지 모르셨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30대 초반을 한참 전에 넘어서 이미 중반에 온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결혼'이라는 말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결혼이라는 단어는 물리적으로 식장에 들어갔다 나오고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혼인신고를 하고 같이 살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보통 의미하는데 결혼이라는 것 이후에 "가정"이라는 커다란 존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서른 즈음에야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서른에 결혼을 했다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주위에서 사람들은 보통 결혼식 준비와 예물, 집은 누가 하며 어떤 예식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