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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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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같이 일하는 인턴이 너무 피곤해 보였다. 집도 멀고 최근에 계속 그냥 야근이 아니라 늦은 야근이 많아서 걱정이 되었다. 괜찮냐고, 어제 몇 시에 들어갔냐고 묻자 늦게 들어가진 않았는데 몸이 좀 안 좋다, 피곤하다고 했다. 더 걱정이 되었다. 만성으로 누적된 것은 아닐까 싶어서. 지금 돌아보면 굳이 그래야 했을까 싶은데, 난 정말 괜찮냐고 또 물었고 그 친구의 답변에 미안해졌다. 눈치채지 못해서. 그렇게까지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민망했을까. 왜 그 생각을 전혀 못했을까?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깨달았다. 남자와 여자는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지만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다른 세상을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정말 모든 것을 다 터 놓고 지내던 여자 친구를 만날 때서야 알게 되었다. 남..
어쩌면 연애와 결혼의 이유 오늘 아침. 내가 사용하는 공유 사무실로 길을 나서며 내가 지금까지 써 온 사랑,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글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내년 3월이면 무려 3년 동안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건데, 나도 글을 이렇게 오래 쓰고 있을지는 몰랐다. 이 주제에 대해서. 내가 박사학위 논문 주제를 잡고 학위를 받을 때까지 약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으니 그렇게 따지고 보면 난 내 박사학위 논문을 쓴 기간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구독을 오래 해오신 분들이나 나중에 하셨어도 내 이전 글들을 많이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사이에 몇 번이나 이 주제에 대한 글을 그만 쓰려고 노력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조금 다른 각도에서 다른 주제들로 또 쓸 이야기들이..
소개팅 주선의 고달픔에 대하여 예전에는 소개팅을 쉽게 주선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어차피 두 사람의 일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리고 소개팅 주선자의 임무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싫지 않은 수준의 사람들을 소개해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또 한창 소개팅 주선하는 재미를 느낄 때는 두 사람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양쪽에 상대의 반응을 전해주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랬던 생각이 조금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내가 소개팅을 주선한 사람들이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는 시점을 겪거나 소개팅 주선했던 사람이 내가 아는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소개팅 자리에서 보였다는 경험을 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연애할 때는 주선자를 잘 찾지도 않더니 헤어질 때 즈음에는 어쩜 그렇게들 주선자를 찾는지... 그나마 한쪽이 일방적..
소유하지 못해도 '사랑'일 수 있다 몇 번의 연애와 그중에 몇 번의 사랑을 했다. 호감과 좋아하는 마음 그리고 사랑이 무 자르듯 잘라서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기준으로는 그렇다. 세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그렇게 '연애와 사랑'을 한 횟수보다 소위 말하는 '짝사랑'을 한 횟수가 적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어떤 이들은 '고백을 했다가 거절당한 횟수와 비교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상대를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꺼내보지 못한 사람도 있으니 그 횟수만으로 정확한 비교가 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서부턴가 '짝사랑'이란 표현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짝사랑'은 왜 따로 구분해야 하는 걸까? 다른 언어에서는 별도의 표현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그 표현이 왜 한국어에는 있어야 ..
연애, 몇 살부터? 초등학생 시절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기에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의 연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모른다. 그리고 내가 어떨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도 없다. 하지만 아직도 부모의 지위는 없고 자녀의 지위만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연애를 몇 살부터 할 수 있느냐는, 혹은 괜찮냐는 질문만큼 멍청한 질문은 없다. 그리고 연애하기보다 공부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거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연애는 무슨 연애냐고 하는 말들도 꼰대질에 불과하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이 있었다. 3, 5학년 때는 있었는지 여부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2, 4학년 때 좋아했던 여자아이들은 이름과 얼굴까지 기억이 난다. 아직도.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순수하고 순진했던 게 4학년 때..
연애와 외모 외모가 중요하지 않단 말에 대하여 소개팅을 할 때 한 때는 사진을 반드시 요구했고, 나이가 어느 정도 이상 들고난 이후에 외모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사진 없이 주선자만 믿고 소개팅을 했다가, 나이가 더 들면서 역설적으로 사진을 다시 부탁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정신 차려, 내가 살아보니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아직도 외모를 보냐며, 그래서 이러고 있는 거라고 혹자는 그러더라. 그들의 말은 맞지만 틀렸고, 틀렸지만 맞다. 우선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점에서, 아니 중요한 덕목 중에 어쩌면 열 손가락 안에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란 점에서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내 지인의 ..
함께 있을 때 행복한 사람 나는 연애할 때 상대에 대한 조건을 따지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은 무의식 중에 따지는 게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척하는 것보다는 본인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낫지 않나? 이는 '난 이러이러한 조건은 가진 사람과 만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이러이러하지 않은 사람은 만나지 않겠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는 또한 '난 이 정도의 요건을 갖춘 사람밖에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인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건 좋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조건이 단기적으로는 행복을 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행복을 담보하진 못한다는데 있다. 그러한 조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도 하고, 지금 내가 보고..
연애에서의 다툼과 상처 연애는 장밋빛일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본인의 연애가 항상 장밋빛이기를 바란다. 항상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연애에서 다툼과 상처가 발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 다툼과 상처를 연애 시작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서 경험할 수도 있지만, 두 사람 또는 한 사람의 특성상 그것은 연애 초기에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즉, 두 사람이 연애 초기에 많이 싸운다고 해서 두 사람이 맞지 않는 것도 아니며 두 사람이 처음에 잘 맞는다고 해서 잘 맞는 것도 아니란 것이다. 두 사람이 연애 초기에 많이 싸우는 것은 첫 번째로 그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의 상황이 그것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가 있지 않나? 하필 연애를 시작할 때 폭풍처럼 다른 영역에서 힘든 일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