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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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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 부모님이 무서웠던 시절이 있었다. 부모님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버둥거리며 살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머리가 커지면서 칭찬은커녕 채찍질만 하시는 듯한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왜 어머니, 아버지는 말을 이렇게 못해주시느냐며, 왜 내게 그러서야 하냐며 지금 내가 하는 말이 그 맥락이 아니지 않냐고 대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내 가정을 아직 꾸리지는 못했지만. 내가 속한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남편, 아빠라는 호칭은 아직 없고 아들로서의 지위만 존재하지만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그러시게 되는 것들이 보이고 이제는 그분들이 말로 하지 않으셔도 그 마음이 보인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렇게 피하고 싶은 대상이었던 가족이, 표현은 못하지만 항상 그리움의 대..
가족, 그리고 연애 너는 내 단점까지 너무 닮았어. 어머니께서 야단을 치시다가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셨다. '넌 내 단점까지 그대로 닮아서, 그런 모습들을 보면 너는 좀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라고 말이다. 그렇다. 나는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 그런데 어머니만 닮은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왜 저러시지?'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면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듯하다. 할아버지와 비슷하시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는 아버지에게서 최근 들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누구도 가족에게서 자유롭지 않다. 인간은 누구도 자신의 경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누구나..
우리에게 가족이란? 미국이나 유럽은 한국에 비해서 가족 중심적인 문화가 굉장히 많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대학 선배의 SNS에는 주기적으로 가족끼리 여행을 간 얘기들, 아이들과 놀이터에 있는 모습, 그리고 저녁을 6시에 집에서 가족과 같이 먹는 모습이 올라온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내 가정을 꾸린 후에는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과연 한국에서 그게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먼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유럽, 정확히는 독일에 가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시내 한 가운데에 숙소가 있었음에도 도시가 금방 어두워졌다는 것이다. 워낙 가족 중심적인 문화가 발달해 있다보니, 사람들은 저녁에 굳이 밖에서 늦게까지 노는 경우가 많지 않고 가족과 저녁에 식사를 하는 것이 자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