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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책 읽다

어렵지만 두고 봐야 하는 책

운동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 한다기보단 그게 내가 하는 일과 업의 본질이다 보니 뭘 하든지 나도 모르게 공부부터 하게 되다 보니 유튜브에서도 주로 그런 채널들을 찾아보게 된다.

그런데 솔직히 유튜브는 보면 볼수록 공신력 없는, 말도 안되는 얘기들을 하는 채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래서 내 분야에 대해서 유튜브를 해야 하나... 싶어지기도 한다. 더군다나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기다 보니 전문가들도 때로는 광고용으로 영상을 만들기도 하는 것을 꽤나 자주 발견한다.

운동 관련 채널들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고, 또 엉망인 채널도 많지만 알짜배기 같은 좋은 채널들도 많기 때문에 몇몇 채널로 추려졌는데,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채널이 [피톨로지]였다. 

시니컬하고 방송감 없는, 홍보와 마케팅을 했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제정신이야?' 싶을 정도의 얘기를 거칠고 불친절하게 내뿜는 사람이라니. 매력있기보다는 솔직히 불편하게 느껴진게 사실이다. 그런데 또 반대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솔직히 하는 모습에 '이 사람은 사짜는 아니겠네' 싶은 마음도 들었던 것도 사실. 그래서 조금 더 신뢰하게 되고, 내가 궁금해 하는 것들을 풀어낸 영상들이 많다 보니 계속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피드에 계속 추천이 뜨더라. 

그랬던 피톨로지의 '우수'와 그의 아내가 책을 썼다니 탐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피톨로지 피트너스 영양학]이라는 책... 음...

친절한 책은 아니다. 뭔가 처음 피톨로지 채널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이 난다. 그리고 뭔가 이상하게 불편하다 싶었더니 처음 법학을 공부할 때 법학 교과서들을 접할 때의 느낌이다. 이미 법학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을 전제하고, 그 안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이 쓴 책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런 책들의 공통점은 쉽게 읽히지 않는단 것이다. 그렇다. 이 책, 아주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아주,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글리코겐, 아미노산, 몸에서 신진대사가 이뤄지는 원리를 아는 수준으로는 술술 넘어가는 책이 아니다. 한땀, 한땀 읽고 이해하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야 이해가 된다. 간단히 말해서 그냥 그 자리에서 술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문장이 어렵거나 복잡하거나 못 쓴 책도 아님에도 그렇다. 

그런데 그런 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그 안에 있는 내용들이 그럴만한 가치는 있단 것이다. 그렇게 잘 읽히지 않으면서도 읽게된단 것은 그 안에 알맹이가 있고, 논리도 있지만 내용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이런 책은 정보를 하나 가득 담고 있는 알찬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영양학은 우리 몸에 있어서 차로 비유하자면 그 차가 어떤 원리에 의해서 작동하는 지에 대한 설명서와 같기 때문에 모든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만 하는 지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알 필요가 있다. 설명서를 잘 알아야 그 기계를 100% 활용하듯이, 우리 몸에 대한 설명서를 알아야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정말 아주, 많이 알차지만, 이 많은 내용을 이렇게 압축시키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을지 상상이 되지만, 또 그 이야기를 북콘서트에서 들었지만 여전히 아쉬운 것은 이 책은... 영상에서 보이는 우수님의 모습처럼 조금은 불친절한 면이 있단 것이다. 조금 더 대중적이었으면 어땠을까? 이 정도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영양학에 일정수준 이상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일텐데, 그 정도 관심도 없던 사람들도 소화할 수 있는, 음식으로 비유하면 죽에 가까운 책을 써줬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책이다. 옆에 두고,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하지만 [피톨로지]가 추구하는 가치를 생각했을 때는 아주, 매우, 살짝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 영양학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께는 옆에 두고 찾아보는 용도로는 최고.

다이어트와 보충제에 대한 내용은 너무 많아져서 빼셨다고 하니... 그 책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만든다. 헬창까지는 아니어도 운동을 좋아하고 적지는 않게 하면서도 다이어트가 항상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는 :) 

어렵지만 알차다. 그게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