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글을 쓸때면 솔직히 가끔은 '이게 예전에 썼던 그 말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물론 드러나는 현상도 다르고, 사용하는 표현도 다르며, 적용되는 경우도 다르지만 사실 그 안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썰을 이리저리 풀어대는 거 아닌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많이 있다. 실제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쓰지 않은 주제들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는 자연스럽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말의 동어반복처럼 느껴지지만 조금씩 다른 말들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생각과 말들이 하나의 토대 혹은 기초 위에 쌓여있기 때문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너무 중구난방식으로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면, 그게 오히려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자신의 생각이 아닌 남에게 읽히고 자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글을 쓰고 있는 가능성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썼던 글들, 그리고 쓰기 위해서 제목을 적어둔 것들을 보면 키워드는 결국 두 가지다. 설레임. 그리고 배려.
사실 연애가, 남녀 간의 사랑이 설레임 없이 시작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니 설레임 없는 배려는 사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우정에서는 사람에게서 설레임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지 않는가? 그래서 누군가에 대해서 생각만 해도,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같이 무엇인가를 하는 그 사실만으로 설레이는 것이 사랑과 연애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생기는 그런 감정적인 변화가 남녀 간의 사랑을 다른 사랑이나 관계와 구분 짓는 것은 아닐까?
물론 그런 설레임도 나타나는 방식이 연애의 기간이나 상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연애 초기에는 그 설레임이 정말 미친 듯이 보고 싶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온 세상이 그 사람으로 인해 아름다워 보일 정도로 있을 수 있지만, 연애는 역시나 현실 속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설레임이 무제한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다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연애기간이 길다고 해서 설레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흥분되고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의 상태가 아닌, 상대를 보고 있기만 해도 편하고, 같이 있기만 해도 안정이 되는 것도 설레임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진정한 동력을 주는 것은 이러한 설레임이 아닐까? 그리고 건강한 가족관계 외에는 이러한 설레임을 느낄 수 있는 관계가 연인과의 관계 외에 쉽게 있을까?
있다 하더라도 그런 과계를 형성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인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설레임을 '연애'나 '사랑'의 전부로 생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연애도 결국은 인간관계의 일종임을 잊고 말이다 (관련글).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감정이 흔들리거나, 감정에 동요를 느끼면 사랑이 흔들리거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상대에 대한 설레임이나 특별한 감정이 없이는 두 사람 간의 관계 역시 '사람과 사람' 그 이상도 아닐 수도 있기에.
하지만 모든 감정적인 흔들림이나, 본인 감정에 대한 타격이나 상처가 사랑이, 감정이 떠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흔들림과 상처는 상대에 대한 마음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마음이 떠났다면 흔들릴 마음조차 존재하지 않지 않겠나? 그래서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또 그런 흔들림이 이유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그런 흔들림이 있는 많은 경우에는 상대가 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거나, 내가 상대방의 상황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감정이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마음이 변해서 일어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두 사람이 서로가 필요한 만큼, 혹은 해야 할 만큼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분별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이 아닐런지...)
그래서 사실 지금까지 써온 글들도, 앞으로 쓸 글들도 결국은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설레임과 배려의 조합에 대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내가 이해하는 한도 내'에서 남자와 여자의 성향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남녀 모두 서로에게 배려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남자인 내가 여자의 연애에 대해서 쓰는 것은 항상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그런 원론적인 얘기를 글로 풀어내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개인의 연애에 대한 세세한 부분들은 결국 본인이 헤쳐나가야 할 문제일 것이다.
사람도 모두 다르고, 그 사람들이 하는 연애도 모두 다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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