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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작업'이라는 말이 불편하다.

언젠가부터 이성과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노력, 즉 상대방의 마음을 사려는 노력에 '작업'이라는 말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단어가 항상 불편했던 것은 '작업'이라 함은 자연스럽지 않은, 인위적인 노력을 수반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즉 소유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들이는 노력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것이 당장 연애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연애를 지속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을 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지치게 되어있기 때문에.

특별함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브하게 있으면 상대가 무조건 다가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상대에게만 특별히 하는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누군가를 좋아하고 호감을 가지게 되면 그 사람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를 정말 좋아한다면, 스스로 이성으로 자신을 과도하게 통제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벌어질 일이기 때문에 계산을 하면서 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은 하게 되어있는 것이란 말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상대를 특별하게 대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특별함도 마음에만 이끌려서 할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원 안에서 합리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해야 한다. 남녀관계에서 특히 남자들은 호르몬 작용이 시작되면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서라도 상대의 마음을 사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상대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혹여나 '그 마음을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을 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것을 봐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역으로 당신이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그 불편한 마음도 알아보고 배려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속 가능한 연애를 위하여

여기까지 얘기를 하면 자주 돌아오는 피드백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거나 계속할 수가 없지 않나?'라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상대가 그런 대우와 대접이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평생 그런 대우와 대접을 받기를 원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쏟아붓고 있는 그 노력이 평생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사람은 언젠가는 끝날 것이 분명한 시한부 연애를 하고 있거나, 그런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연애를 위해서는 내가 지속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것이 맞다.

연애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너 변했어'라는 말은 연인 간의 다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말이다. 이는 물론 그 말을 하는 사람이 과도하게 대접을 받고 싶어 해서 나오는 말일 수도 있지만, 사실 상대가 연애 초기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신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 쏟아부었다가 지치면서 나오는 행동들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말이 나오게 된 데에는 쌍방과실이 크지만 엄연히 말하면 그렇게 쏟아부은 사람의 과실이 더 크다.

일주일에 데이트를 할 시간이 수, 토요일 저녁밖에 없었던 시기에 만나던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우리 엄마는 데이트를 마치면 남자가 여자를 집에 바래다주는 게 당연하다고 하더라고'라는. 그 말이, 소위 말하는 '썸'을 타는 기간에 내가 들은 말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서울 남서쪽 끝에 살면서 북동쪽 끝에 사는 그 친구를 항상 집에다 바래다줬다. 그리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N버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러다 그 연애는 3개월 만에 끝났다. 내게 지친 몸과 영혼만을 남기고.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상대방에게 주는 것, 상대방의 마음도 중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그 관계에서 행복해야 그 연애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환경에서 자란 다른 사람이기에, 연애 초기에는 이런 문제로 다툼과 부딪힘이 있을 수 있다. 아니 부딪히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상대가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상대를 정말 사랑한다면 서로의 모난 부분이었던 부분들이 다듬어질 수 있다. 그것이 사랑의 힘이니까. 

그렇게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자. 

지속 가능한 연애를 위해서.

그게 안된다면 그저 인연이 아닐 뿐이다.

세상은 넓고 사랑할 상대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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