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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남자들의 연애와 외모

A: 야 어떤 사람 소개시켜줄까?

B: 일단은 내 눈에 이뻐야지

A: 너는 그 나이 처먹고도 외모 타령이냐? 

B: 남자는 원래 그래 누나

A: 거울을 좀 봐!

B: 거울을 보니까 하는 말입니다.

A: 뭔 소리냐 너?

B: 나보다는 애가 나아야지 외모적으로

...

 

남자들이 이성을 만날 때 외모를 의식한다는 것은 여자들도 알지만, 여자들은 남자들이 말하는 '이쁜 여자'가 다르다는 것은 의외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세계'에 들어가 보게 되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남자들이 보는 외모의 기준은 모두 다르다. 남자들이 참 단순한 것은 맞는데, 외모에서만큼은 남자들이 이쁘다고 느끼는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보편적으로 이쁘다고 생각하는 여성분들이 있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남자들도 '이쁘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이들이 여신이라고 생각하는 연예인들에 대해서 마저도 말이다. 물론 그런 얘기를 남녀가 같이 하게 되면 여자들은 '웃기고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남자들은 본인들끼리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그 사람은 너무 말랐지'라고...

이쯤 되면 여자분들은 보통 '거울을 보라'고 할지 모른다. 위에서 내게 20년 지기 누나가 했던 것처럼. 그런데 반대로 물어보자. 남자의 경제력을 보는 여자들은 본인도 경제력이 그만큼 있어야 볼 자격이 있는가? 연봉 3천 인 여자는 연봉 1억 인 남자를 만나고 싶어 하면 안 되는가? 여자들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만큼이나 사실 남자들에게 '너는 못생겼으니 외모를 보지 마'라고 하는 것도 폭력적인 것이다. 그 남자의 잘생기고 못생김은 누구에게 판단할 권리가 있는가? 여자의 외모는 판단하지 말라고 하면서 왜 남자의 외모는 판단하는가?

물론 남자들이 여자의 외모를 보는 것이 과도하게 강조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강조되어 있는 만큼 남자들이 여자들의 외모를 보는 것에 대해서 반감이나 불편함이 생기는 것도 이해가 된다. 더군다나 남자들은 민망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선포(?)를 하고 다니니 말이다. 하지만 사회적인 맥락을 빼고 1대 1 관계를 기준으로 보면 남자들이 본인 눈에 이쁜 사람을 찾는 것은 사실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항상 이렇게 당당하고 뻔뻔스럽게 남자는 외모를 본다고, 외모를 보라고 했던 것은 아니다. 민망해서, 거울을 보고 죄책감이 들어서 외모를 많이 보지 않는다고 말한 시절도 물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던 중에 만나게 된 여자 친구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외모를 많이 보지 않는다고 하고 다녔는데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된 여자 친구는 그럼 어떻게 되는 것인가...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본다는 것에 대한 비판론이 모순적인 것은 정작 여자들은 연인에게 '이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있다. 본인 남자 친구는 본인에게 이쁘다는 표현을 했으면 좋겠는데, 남자는 본인 눈에 이쁜 여자를 찾으면 안 된다는 건 너무나도 모순되지 않나... 모든 여자가 반복적으로 이쁘다는 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 친구만큼은 본인을 이쁘게 봐줬으면 하는 마음은 모든 여자들에게 '어느 정도는' 있는 마음이 아닌가? 그러면 본인 남자 친구가 본인을 외모'도' 보고 만나는 것인 게 나을까 외모는 보지 않고 만나는 것이 좋을까? 본인 남자친구의 친구들이 'A는 진짜 여자 외모를 보지 않아요'라고 말한다면 당신 기분은 어떨까? 본인의 남자친구가 '너가 예쁘지는 않지. 하지만 정말 착하고 성실하잖아'라고 직접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남자들이 여자들의 외모를 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모'만' 보는 남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 사람의 외모가 어떨지 몰라도 최소한 그 순간에, 본인 눈에는 여자 친구가 이뻐 보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다른 매력들도 있기 때문에. 

그러니 남자들이 '본인이 이쁘다고 생각하는 외모'를 가진 사람과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억지로 숨기려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 대신 남자들은 자신 옆에 있는 연인에게 예쁘다는 말도 좀 자주 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다른 매력들도 있겠지만, 당신의 연인이 본인 눈에 예뻐서 만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여자들은 반대로 본인 남자 친구가 표현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너무 화내지는 않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남자가 당신을 만나는 많은 이유 중에는 당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전제는 당연히 깔려 있는 것이니 말이다. 남자는 민망해서 표현을 자주하지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