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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 천천히 시작해도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교통수단 중에 자전거를 제일 좋아한다. 자동차나 기차는 너무 빨라서 주위에 있는 것들을 너무 많이 놓치게 되는 반면, 걷거나 산책을 하는 건 좋지만 '교통수단' 또는 '이동수단'으로서의 걷기는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나는 실제로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다니던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주위에 그렇게 많은 것들이 있는지 몰랐단 사실에 지금도 종종 놀란다.

그런데 비단 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실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아니 나도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애에 있어서 감정에 충실하는 경향이 있다. 감정이 타오르면, 보고 싶으고 설레면 연인관계로 약속을 하고 그 이후에 두 사람은 특별한 관계로 규정지어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이전보다 빨리 열어가며 서로가 서로에게 더 의지하는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문제는 그렇게 타오르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짧은 경우에는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길을 가다 보면 놓치는 풍경이 있는 것처럼 서로에 대해서는 놓치는 면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이 서로를 완벽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감정에만 충실해서 두 사람의 관계를 특별하게 규정짓게 되면 서로에게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도 확인을 하지 못한 상태로 연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이 만들어진 관계는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보다는 얼마 가지 않아 다 타 버린 재와 같이, 냄비에 끓던 물과 같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

나도 그런 연애를 했었다. 소개팅을 잘 주선하지 않던 형이 두 사람이 계속 같이 떠오른다며 소개를 시켜줬고, 실제로 우리 둘은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처럼 잘 맞았다. 서로의 가치관도, 앞으로 바라보는 방향도, 대화하는 스타일은 물론 기본적인 성향까지. 잘 맞아도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는 것 같았고 우리는 정말 짧은 시간 안에 특별한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큰 것들이 잘 맞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의 습관, 대화 방식,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충분히 익숙해지지 못했고, 돌이켜보면 결국 우리는 그로 인해 자주 다투다가 나의 개인적인 상황으로 인해 헤어졌었다. 

물론 일단 연애를 시작하는 게 목적이라면, 형식적인 측면에서 나의 싱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면 그렇게 타오르면서 감정에만 충실해서 빠르게 연인관계를 규정짓고 형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상호 간에 존중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 궁극적으로는 깊은 사랑을 하는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면, 연애의 시작을 조금 천천히 해도 된다. 소위 말하는 '진도'도 조금 천천히 가져가도 된다.  그러한 관계가 목적이라면, 조금 늦게 가도 언젠가는 어차피 두 사람이 함께 지금 꿈꾸는 그 관계로, 그 자리에 있을 것 아닌가? 어쩌면 그렇게 조금 늦게 가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맺어주는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그 '조금 늦게'가 어느 정도 기간을 의미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연애를 시작하는 두 사람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케바케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언제나 예외는 있지만, 예외는 예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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