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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안 써진다 고민이 많아서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난 보통 고민이 있으면 그걸 글로 쓰면서 해결책을 찾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민이 많아서, 글이 써지지 않는다. 뻔뻔스럽게 '프리랜서의 일상생활'이란 매거진으로 만들었지만, 난 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된 것은 아니었다.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변호사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재미있어서 박사과정을 마쳤는데, 그 이후에 내게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도교수님께서 기관장을 하고 계시기에 거기 업무를 일부 하면서 받는 돈이 조금 있지만 그 돈만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불안했고, 파트로 일했던 회사에도 들어갔다 나와 맞지 않아서 나왔으며, 그렇게 등 떠밀리듯 프리랜서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내 프리랜서 생활은 다른 '그..
삼십대 후반에 연애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 서른여덟이 되었다. 한국 나이로. 만으로는 서른일곱. 같이 일하는 외국 파트너들과는 나이 얘기를 하지도 않지만 나이를 묻는다면 생일이 안 지났으니 서른여섯이라고 할 것이다. 사실 1월 1일부터 거의 계속 누워 있었기 때문에 새해가 왔다는 것이 와 닿지를 않았다. 그런데 타미플루를 5일 먹고 이제 그래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상태가 되고 나니 나이 생각이 났다. 어느새 서른여덟이 되었다. 나는 내 서른여덟이 이럴 줄은 몰랐다. 스물여덟에 연봉으로는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회사에 입사했고, 이년 조금 넘게 다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로스쿨을 갈 때만 해도 난 서른여덟의 내가 이런 모습일 줄은 몰랐다. 이제 박사학위를 받는, 빚도 없지만 돈도 재산도 없는, 결혼 못한 삼십 대 후반. 이것이 대한민국이라..
내가 이상을 꿈꾸는 이유 이상을 꿈꾸는 이유 스스로를 현실적 이상주의자로 분류한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그리고 공동체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도 생각한다. 두 가지 모두 이상을 목표로 하지만 현실의 한계는 인정한다는 요소를 갖고 있는 표현이다. 내 현실 속에서는 그 현실적 제약을 인정해야 하지만, 내 글에서만큼은 항상 이상을 말하고 싶다. 이상을 꿈꿔야, 우리네 삶이, 우리가 사는 사회가 그에 최대한 가까이 갈 수 있지 않겠나? 내가 계속해서 이상향을 떠올리는 것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사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하고, 본 세계를 바탕으로 글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내가 쓴 글에 공감하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