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나이에 같은 또래들에 비해 수입이 확연하게 적은 미혼 프리랜서의 가족으로 사는 것'이 이 글의 조금 더 정확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이는 프리랜서라 하더라도 수입이 많거나, 나이가 조금 적은 사람이라면 그 가족이 느끼는 감정은 많이 다를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수입이 많다면 그 가족이 걱정할 이유가 크게 없고, 아직 어리다면 앞으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같은 또래들에 비해 수입이 확연하게 적은 미혼 프리랜서의 가족'은 걱정이 많다. 이는 나이가 적지 않기에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불안하고, 일정한 나이 이상이 된 프리랜서는 그 사람과 만날만한 나이의 이성에게 큰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아 물론, 그것 역시 '나이가 많음'과 '수입이 적은'이 같이 결합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이가 많은 프리랜서라도 본인 명의의 집이 있고, 빚이 없으면서 수입이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면 이성에게 홀대(?) 당할 이유는 거의 없다.
내 경우에는 부모님 중 어머니께서 유난히 그에 대해서 마음이 급하신데, 거기에는 내가 첫 사회생활을 한 회사의 연봉 수준이 워낙 높았던 영향도 분명히 있다. 학부를 졸업하고 내가 지금까지 가장 높은 연봉을 받았던 건 대학원에 가기 전에 2년간 대기업에서 받았던 시절이니까. 시간은 10년은 지났는데 눈 앞에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없으니 가족이 불안해하고, 때로는 안쓰러워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혼인 프리랜서의 가족이 조금 더 불안해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미혼인 프리랜서의 가족은 부모님과 형제 정도인데, 부모님께서 살던 시대와 요즘 20-30대가 살아가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평생직장이 존재했던,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업종에 한계가 있던 시대를 살았던 부모님의 시선에서는 박사학위가 있다 하더라도 생계를 프리랜서로 불안정하게 해결하는 아들의 삶이 위태로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아들이 아무리 '그런 식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두 분이 생각하고 아는 것보다 많다'라고 설득해도 30대 중에는 회사원들의 비율이 더 높거나 최소한 더 높아 보이기 때문에 불안정한 프리랜서의 부모는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있는 싱글에 대해서 부모님이 느끼는 불안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거기에 수입이 적거나 불안정하면 그 불안함이 더 커지면서 본인이 피하려고 해도 불안함은 더 많이, 강하게 표현된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본인이 가정의 주 수입원이라면 그 압박은 더할 것이다. 이처럼 프리랜서는 일을 하는 과정뿐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전쟁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안정되기 전까지 프리랜서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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