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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는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헤어지고 나서 상대방의 잘못된 것에 대해서 말한다. 상대방이 이렇게 했고, 저건 저렇게 했다는 식이다. 나 역시 그랬던 것을 분명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이별 직후에 그런 모드가 되는 것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느끼는 것도, 그렇게 말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분명 상대가 말한, 또는 행동한 무엇인가가 불편하게 느껴져서 헤어지게 됐을 테니 말이다. 그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완전한 사실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상대방과 헤어질 정도로 불편했던 사실,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정도로는 불편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과의 연애도 결국에는 내가 선택한 것이란 사실을 우리는 어느 순간 기억해야 한다. 물론 헤어진 직후에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다. 어떤 인간이 이별 직후에 그렇게 이성적으로 자신을 분석하고 돌아보게 될 수 있겠나? 나는 이별 직후에는 상대 탓을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상대에 대한 비판의 수준이 아니라 비난 수준의 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나 스스로가 꼴 보기 싫게 느껴질 수준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머물러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꼴 보기 싫은 우리 자신의 모습을 기점으로 해서 조금씩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 이유는, 그 연애도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른다. 상대가 너무 밀어붙여서 내가 어쩔 수 없이 연애를 시작한 것이라고. 아니다. 그건 거짓말이고 스스로를 속이는 말이다. 상대가 밀어붙여도 내가 연애를 시작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밀어붙인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서 연애를 시작한 것도 본인 안에 있는 본인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꽤나 자주 한 말이지만 나는 실패한 연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연애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연인만큼 친밀해지는 관계가 세상에 몇이나 있겠나? 그리고 그렇게 친밀해지지 않고서는 내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기가 힘든 것이 사실 아닌가? 그래서 아무 쓸모없었던 연애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나?

그래서 우리는 이별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분명하게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미워하고, 때로는 증오하거나 분노했던 그 사람도 내가 선택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턴가는 상대방 탓은 그만해야 한다. 그렇게 그 사람과 만났던 실수를 한 것이 나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때야 비로소 우리는 다음 연애를 할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나는 그런 인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자기비하를 하라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은 물론 상대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 또 우리는 사실 책 보다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운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나간 연애 또한 그런 경험 중 하나였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나간 연애를 통해서 스스로에 대해서, 그리고 본인이 하는 연애에 대해서 최소한 한 가지는 배운 게 있어야 한단 것이다.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가다 보면 제대로 된 인연을 만날 수 있게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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