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남자
30대 중반의 남자들은 본인이 여전히 20대 후반에도 통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6살 차인데 뭐...라는 식이다. 그래서 30대의 여자를 소개 시켜주려고 하면 굉장히 까다롭게 조건을 따진다. 이들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자신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알기에 30대 여성을 만나볼 생각이 있긴 하지만 굉장히 까다롭게 구는 편이다. 그리고 조건은 더욱 확고하다. 거의 응고되어있다고 보면 된다. 요지부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조금 더 안정되어 있고, 방향성이 잡혔고 재정적으로도 나아졌기 때문에 자신을 선택해 줄 여성들이 줄어들진 않았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을 그대로 말하자면 내가 주선을 시도해 본 결과 나이가 28, 29인 여자들의 소개팅 마지노선은 32살, 33살 정도인 경우가 많다. 여자들은 보통 4살 이상 나이 차가 나면 망설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20대 후반의 여자들은, 계속 말하지만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다. 그리고 30대 중반의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재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된 30대 초반의 동생들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는 30대 중반의 남성을 만날 매리트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30대 중반의 남자들이 사실 가장 답답한 사람들이다. 물론 이해는 된다. 30대 중반까지도 남자는 '결혼'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여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30대 초반의 여성과 소개팅을 일단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여전히 좋은 분들이 남아있다. 그런데 그 나이 한두 살 때문에 짝을 찾지 못하는 경우고 태반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다.
30대 중반 여자
이 연령대에서 연하를 마다한 여자는 아직까지 못 봤다. 연하를 되려 적극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리고 20대 후반에는 4살 연상도 괜찮아하시던 분들이 갑자기 30대 후반의 남자들은 나이가 너무 많다며 거절을 하기 시작한다. 조건이 멀쩡한 사람이 30대 후반까지 결혼하지 못하는 데에는 뭔가 조건이 아닌 다른 것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는 보이기 시작한다. 30대 초반까지 고수하던 조건들은 서서히 완화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아는 지혜가 생긴다.
문제는 30대 중반 이하의 남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상품성을 믿기 때문에 30대 중반의 여자들에게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많이 본 케이스는 여자들은 괜찮아하는데 남자들이 나이만 듣고 소개팅을 거절하는 경우다. 이 연령대의 여자들은 사실 나이만 조금 양보하면 30대 후반의 운 없는 형님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꽃보다 할배를 보았는가? 80의 이순재와 70의 백일섭이 달라 보이던가?
나이 하나 눈 꾹 감고, 아니 머리가 좀 없으면 가발을 쓰면 되지 않겠는가. 30대 후반의 싱글들은 보통 집을 어떤 규모로든지 갖고 있는 경우도 있고 경제적으로 훨씬 안정되어 있다 (물론 빚도 그와 함께...). 그런데 30대 초반까지는 그렇게 조건을 따지다가 갑자기 그건 덜 중요하다며 나이 때문에 30대 후반의 형님들을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30대 후반-40대 초반
이 정도 되면 보통 남자건 여자건 일단 가드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정말 뭐가 중요한지를 깨닫는 경우가 많으시더라. 그래서 사실 30대 초반까지 결혼을 못하신 분들은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본인이 10년 가까이 거부하던 스타일의 사람이라고 해도 다른 게 맞는 사람이면 결혼하시는 경우들을 봤다. 어쩌면 지금 30대 초중반에 까다로우신 분들은 차라리 한 7~10년을 커리어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 연령대 형님들께는 한 가지 말씀만 드리고 싶다. 형님들. 제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는 눈을 두지 말아주십시오. 형님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자리 잡은 거 압니다. 하지만 형님들, 여성분들께는 그런 조건이 흔히 알려진 것만큼 중요하진 않습니다. 아니, 그런 게 정말 중요한 분들은 사실 20대 중반 정도면 이미 결혼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조건을 맞춰서 사람을 만나는 건 사람을 보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대 중반의 여성을 만나기에는 도둑놈이라는 소리 들을게 좀 두렵고, 철이 안 들었을 것 같죠? 그러면, 형님 옆에 계신 좋은 누님들이랑 같이 사세요. 지금 결혼하셔야 60대 때 자녀가 대학교 들어갑니다.
나가며 (추가 내용)
사람이란 참 그렇다. 나이가 들면서 생각도 변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많이 변한다. 2012년에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읽으며 얼굴이 화끈거려서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 물론 지금도 이 얘기들이 '일부' 혹은 '어느 정도' 유효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 공간에 다시 공유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30대 초반에는 몰랐던 것들을 30대 중반의 싱글로 있으면서 알게 되고 보이게 되는 것들이 있더라. 그래서 이 글들도 그냥 삭제해 버리고 싶었지만, 이 또한 내 모습이었기에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기로 했다.
얼마 전에 나를 정말 잘 아는 사람들 몇 명에게만 사람을 소개하여달라며 백지수표를 내놨다. 항상 마지막 보루로 갖고 있던 '사진은 보여줘'라는 조건도 내려놨다. 물론 단 한 가지 이제는 좀 망설여지는 게 있다면 내가 나이가 없지 않다 보니 연상은 조금... 지인들이 피해 줬으면 싶더라. 그런데 그것 외에는 전적으로 지인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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