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할만한 남자는 없다.
존경: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
공경: 공손히 받들어 모심
장담하는데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게 되면 존경할만한 남자는 없다. 온전히 존경할만한 남자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20-30대에 그럴만한 남자는 정말 없다. 20-30대에 성공하는 남자, 잘 나가는 남자는 생각보다 많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존경을 받을만한 것은 아니다. 정말 매우 건강한 가정교육을 받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어린 나이에, 큰 실패 없이 성공하는 사람들은 보통 실패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잘 모르고, 자기중심적일 확률이 높기에 그런 사람들이 대단한, 그리고 성공한 것은 맞지만 존경할만한 남자인 것은 아니다.
사실 남자뿐이겠는가? 현대사회에서 20-30대는 자신을 쌓고, 만들어 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20-30대의 사람을 '존경할만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제 갓을 비로소 쓰게 되었다는 의미로 20대를 약관(弱冠), 이제 뜻을 세우는 시기라고 해서 30대를 이립(而立)이라 하지 않는가? 이제 겨우 사람 구실을 하게 되고, 뜻을 세웠을 나이에 인격이나 사상이 완성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물론 20-30대에 고전을 남긴 사람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때 썼던 초본을 나이 들 때까지 수정, 보완한 것이나 나이가 들어서 쓴 책이 두고, 두고 읽히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만 하더라도 20-30대에 사람이 '존경할만한' 사람으로 완성되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여자들이 말하는 '존경'의 의미
그런데 소개팅을 주선해주려고 할 때면 생각보다, 그것도 의외의 여자 사람들이 '존경할만한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조건을 말하는 여사친에게 나한테 왜 그러냐고, 나한테는 솔직해도 된다며 진짜 조건을 대라고 다그친 경우도 있는데 그녀들은 정말 그런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다그치고 캐물으면서 그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들이 실제로 원하는 인물은 존경할만한 사람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듯했다. 존경하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 이들은 보통 "(1) 힘든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2) 자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돌아볼 줄 알고, (3)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정도로 요약이 될 수 있었는데 이는 조금 적나라하게 번역을 하면 "(1) 힘든 일에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거나 그로 인해 일상이 흔들리지 않고, (2) 바쁜 중에도 가족과 나를 챙기고 사랑해 줄 수 있는, (3) 설사 백수가 되더라도 그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듯하다. 설사 완벽하게 그러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려는 사람을 그녀들은 '존경할만한 사람'이라고 하는 듯했다.
즉, 여자들이 말하는 존경하는 사람이라 함은 늘 든든하게 옆에서 버티고 있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딴짓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신뢰가 가는 사람을 의미하는 듯하다는 것이다.
존경할만한 남자가 되는 법과 만나는 법
그렇게 여자들이 말하는 존경하는 남자가 되는 법은 생각보다 쉬우면서도 어렵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준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며 말만 잘해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일상에서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며, 자신이 잘못했을 때는 미안하다고 할 줄 알고 상대방의 실수를 꼬집어 내고 지적하기보다는 너그럽게 받아넘겨 줄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큰 틀과 흐름에서 이런 패턴이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여자가 그런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우선 본인이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선택해도, 상대가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관계가 형성이 되지 않는데 보통 그렇게 '신뢰가 가는' 성향의 사람은 그런 신뢰가 가도록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그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을 편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만날 때 우리는 그들을 선남선녀라고 말한다.
이렇듯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사실 그런 사람을 찾는 것보다도 본인이 그런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서 연애를 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의 일이다. 그래서 연애는 사실 '나'에게서 시작되는 것이지, 상대에게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A가 B와 연애할 때와 C와 만날 때 다른 모습이 나오는 것이 B와 C가 A에게서 각각 그런 것을 끌어내기 때문이라면, 어쩌면 당신의 연인이 당신에게 하는 행동은 당신이 그런 것을 끌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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