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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 어떤 사람과 해야 하나? I

소개팅을 100번 넘게 주선해 보고, 나 자신도 최소한으로 잡아도 50번 이상은 해보고 내린 결론은 연애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소개팅을 주선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찾는 조건들을 맞춰서 최대한 해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인데, 그런 조건이 맞는 사람을 소개하여주면 두 사람이 다른 이유로 상대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경우들을 자주 봤다. 이는 내 경우도 마찬가지. 소개팅을 할 당시에 내가 따진 조건들이 다 맞는 사람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으로 인해 연애를 시작하기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이런 경험들을 하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만나봐야 안다'라는 것. 어떤 커플들은 서로가 너무 다르기에 잘 맞고 어떤 커플은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에 잘 맞는다고 하는데, 그런 커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은 달라도 되는 지점에서 다르고 비슷해야 할 지점 비슷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스스로가 뭐가 달라도 되고, 뭐가 비슷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결국은 만나봐야 한다. 그래서 연애에는 정답이 없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가 중요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매우 중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방에게서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모두 다르다. 술자리에서 연애를 시작했다는 친구의 이성친구 사진을 보고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어도 속으로 '외모는 많이 안 보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 사람은 외모를 안 보는 것이 아니라, 외모를 보는 기준이 다를 뿐이다. 누구나 최소한 자신이 앉아서 밥을 먹으면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 혹은 아주 매우 편한 정도의 외모는 갖춘 사람을 찾는다. 자신과 기준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의 기준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자기 짝'이 따로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강한 연애를 위해서 반드시 봐야 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자존감'이다. 연애에서의 폭력, 결혼 후 의처증, 의심, 과도한 질투 등과 같이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마음'들의 이면에는 낮은 자존감이 깔려 있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낮은 자존감만으로 그러한 문제들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나, 낮은 자존감이 그러한 문제와 갈등의 시작점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연봉이 1억이 넘어도, 서울대를 나왔어도, 그 사실이 그 사람이 자존감이 높다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그 사람의 자존감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미안하다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인가'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미안하다는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은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고 이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절대로 하지 못할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만으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연애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