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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 어떤 사람과 해야 하나? III

'그 사람이랑 나는 참 닮았어'

사람들은 많은 경우 본인과 비슷한 면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 사실 손을 잡고 지나가는 연인들을 보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외모적으로도 본인과 일정 부분 닮은 사람들끼리 같이 가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매일 거울에서 보는 내 얼굴이 익숙하기에 그 얼굴과 비슷한 사람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말이다. 그리고 취미생활, 좋아하는 음식, 대화방식 등이 비슷하면 두 사람이 서로를 편하게 느끼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일지 모른다. 이는 두 사람이 닮은 만큼 '맞추기 위한 노력'을 덜해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결혼까지 생각을 한다면 두 집안도 비슷한 것이 좋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쪽이 너무 부자이거나 한쪽이 너무 가난한 경우 결혼한 이후 더 가진 집안이 덜 가진 집안보다 우선순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하는 경우에 대해 꽤나 많이 들어 봤기 때문이다. (물론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상대를 배려하는 경우도 많이 봤지만 확률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그리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슷한 집안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보통 성장하면서 경험한 환경도 비슷해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보다는 서로 비슷할 '가능성'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어쩌면 어른들이 자주 말하는 '비슷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란 조건이 그렇게 허무맹랑한 조건은 아닌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모두 어디까지나 '가능성' 또는 '확률'을 의미하는 것이지 언제나 예외는 있다. 가능성이 51%라면 예외가 49% 이기에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관계에는 정답이 없기에 <이렇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 사람과 나는 참 다른데 잘 맞아'

실제로 사람들은 때때로 두 사람이 정말 다름에도 불구하고 잘 맞기도 한다. 성장환경이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오히려 서로 자라온 환경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다른 세계를 알게 되어 더 친밀해지는 경우도 있고, 개인의 삶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한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은 오히려 활동영역이 다른 것이 관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사실 모든 면에서 나와 닮은 사람보다는 일정한 영역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이 매력적이기도 하지 않은가? 내가 상대에게 배울 것이 있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잘 맞는 것은 아니다. 다르기 때문에 부딪히는 경우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주위에서 집돌이, 집순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활발하고 외향적인 사람의 성향에 반해서 만나던지, 모든 것에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자유로운 영혼을 만나서 연애 초기에는 그런 매력에 빠져서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서로에게 지쳐서 헤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다른가의 문제이지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해서 그저 다르기만 한 사람과 잘 맞는 것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때로 본인은 본인과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거나, 달라야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을 만나보면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달라야 할 점과 닮아야 할 점의 구성

그렇다면 우리는 닮은 사람을 만나야 할까?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할까? 분명한 것은 닮아야 할 면은 닮고 달라야 하는 면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단순히 닮은 사람 또는 다른 사람을 찾는데 너무 닮았기 때문에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너무 다르기 때문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람도 나와 A라는 점에서 다르고 이전 연인도 그랬는데 왜 이 사람이랑은 그렇게 부딪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이전 연인에게는 없는 본인과 닮은 점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는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자면 두 사람 모두 의견이 정말 강하면 그 연인관계는 둘 만의 방법을 찾지 않는 이상 계속 부딪힐 가능성이 높고, 두 사람 모두 의사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만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견이 강한 사람과 의사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잘 맞는다는 보장도 없다. 의사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이 성향에 따라서는 상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에 상처를 받거나 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사결정 방법을 하는 성향의 조합에 있어서도 사람들이 가진 다른 영역의 성향들이 두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두 사람 모두 의견이 강하더라도 합리적으로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갈등이 없을 수도 있고, 의사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큰 고민 없이 눈에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밥을 먹어도 되서 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의견이 강한 사람이라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의사결정을 못하는 사람과 오히려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이는 다른 성향들을 놓고도 마찬가지다. 취미가 같기 때문에 잘 맞을 수도 있지만, 취미가 같은데 그 취미를 둘러싼 디테일이 미묘하게 달라서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성장환경이 비슷했어도 그 안에서 어떤 캐릭터 터였느냐에 따라서 둘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쯤 되면 그러면 어떤 게 잘 맞는 사람과 만나야 하고, 어떤 게 다른 사람과 만나야 할지에 대한 것이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정답은 없다. 이는 사람은 누구나 본인 안에 다양한 성향과 모습을 갖고 있고, 그러한 것들이 어떻게 조합되어야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이 편한 부분과 닮은 것이 편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을 사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일적인 영역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정답은 아니다.

그래서 결국은 내가 어떤 것이 닮은 게 편한지, 어떤 게 다른 게 편한지를 알아가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보통 친구나 과거의 연인 관계를 통해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에 대하여 생각하거나 고민해보지 않아서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