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들의 대화
여사친들에게 들은 그녀들의 스킨십에 대한 얘기를 남자들 간의 대화에서 얘기하면 남자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네가 어떻게 모든 여자를 다 아느냐' '일반화시키지 마라' '그런 마음이 드는 여자들만 입을 여는 것이다' '그건 그 사람들이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등. 나도 남자지만 수컷들은 어쩜 그리 본인이 옳다는 확신을 분명하게 갖는지...
물론 나도 남자이기 때문에 사실 내가 여자와 스킨십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항상 조심스럽다. 그리고 남자들과 대화를 하면 항상 나오는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스킨십에 대한 욕구가 엄청나게 강한 여자분들'이 계신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여자들은 모두 이렇다'라고 하는 것은 틀릴 가능성도 꽤 높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남자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경향이 있는 반면 여자들은 성향에 따라 정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여자는 이렇다'라고 획일적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가 조심스러웠고, 한참을 주저했으나 그래도 쓰지 않는 것보다는 쓰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내보내기에 이르렀다.
마음이 몸보다 먼저
이처럼 여자들간의 편차가 남자보다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마음과 몸의 순서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듯하다. 어쩌면 이 차이가 남자와 여자의 스킨십에 차이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일지도 모른다. 사실 남자들은 안에서 욕구가 생기기 시작하면 마음이 일정 부분 마비되는 면이 없지 않은 반면 여자는 그런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남자가 마음을 신경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마비될 정도로 스킨십에 대한 열정(?)이 생기기 때문에 마음은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다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고, 연애와 스킨십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조금 더 적극적이 되고, 자유로워지는 것은 분명한 듯하나 여자들은 마음이 열리고 편해져야 스킨십이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얘기를 하면 내 주위에 '센 언니'들은 요즘 그런 여자가 어디 있어!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런 성향의 여자분들이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다.) 스킨십의 정도에 있어서도 마음이 어느 정도 열렸고, 상대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말이다. 그래서 연애 초기에는 물론 좋아하는 감정은 있지만 상대에 대한 확신도, 마음도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스킨십을 부담스러워하는 여자분들은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
여자가 스킨십을 피하게 되는 이유
여자들이 스킨십을 거절하고 피하게 되는 전형적인 남자의 유형은 남자와 스킨십에서 설명한 일방통행을 하려는 이들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스킨십에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편인 여자분들도 '어디에서 네 멋대로 굴어'라는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이는 여자들의 스킨십은 남자들보다 훨씬 '관계중심적'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영화에서 나오는 과격한 장면들만 보고 그대로 학습한 것을 실행하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녀간의 스킨십에서 분명한 것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상호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여자분들이 거절하거나 피하는 경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여자들은 (다시 말하지만 모든 여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낯선 사람과 스킨십을 쉽게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이는 서로 만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상대에 대한 신뢰, 친밀감이 빨리 형성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지 그 여자가 완전히 다른 존재라서 그러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렇다면 만약 어떤 남자가 연애를 하고 있음에도 스킨십을 거절당하는 것은 그러한 신뢰를 상대에게 충분히 주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일부 남자들은 본인이 스킨십을 하게 되면 이에 대한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도 하지만 여자들은 '쉬운 여자'로 취급당하고 싶지 않아서 스킨십을 피하기도 한다. 이는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를 보는 시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기도 한데, 여성분들이 그러한 것은 사회적으로 봤을 때 '쉬운 여자'로 낙인이 찍힌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여자들이 '쉬운 여자'로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게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남자와 여자의 스킨십에 대한 접근이 분명히 다른 것은 처음 보는 남성과 처음 보는 여성에게 잠자리를 함께 하자고 한 실험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 실험에서는 남녀 각 100명 중 남자는 30명이, 여자는 0명이 제안에 동의한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남자들은 스킨십적인 부분에서 여자에게 다가갈 때만큼은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가가야 한다. 더군다나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자신의 연인이라면 말이다.
본인이 만나는 사람과 깊은 스킨십을 하지 못하는 남자들은 가끔 상대를 원망하기도 아닌데, 그건 상대를 원망할 일이 전혀 아니다. 상대가 그렇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은 상대가 보수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당신이 평소에 상대방에게 그만큼의 신뢰를 주지 못하고 친밀감을 느끼게 배려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진도'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쨌든) 당신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진도를 위해서, 혹은 상대와 더 깊은 스킨십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조르고 강요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아껴주기를 먼저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여자들이 남자보다 눈치도, 감도 더 빠르고 좋기 때문에 정말 선수가 아니라면 스킨십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그런 노력을 하면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남자들은 스킨십에 집착하기 전에 상대를 더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다른 것은 둘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여자들 중에서도 예외는 있다. 스킨십을 관계중심적이 아니라 남자들과 비슷한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이들 말이다. 그들이 그러는 이유에 대해서는 '스킨십의 정도'를 내용으로 하는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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