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하거나, 앱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은 '몇 년 전에 만났더라면 내가 정말 호감을 가졌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었고, 이런 사람은 어쩌면 내가 절대로 좋아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누군가는 이 사람을 온전히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썸이 있었던 사람과의 관계에선, 서로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다른 것 때문에 함께 하는 게 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그렇다. 누군가가 단순히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과 인연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남들이 보기에 별로라는 사람이 내 인연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은 내면에 다양한 면들이 있고 상대와 내 사이에서 어떤 부분이 잘 맞아 들어갈지 모르니까. 그래서 어쩌면 다른 사람들의 연애 또는 그녀/그의 연인에 대해서는 누구도 왈가왈부할 권리가 없는 게 아닐까? 아니 어쩌면 그러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두 사람이 정말 잘 맞는 부분이 그 안에 있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만난 시기에 그 잘 맞는 부분이 합이 이뤄지지 않고 그 외에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먼저 나와 버리면 두 사람이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기도 한다. 보통 그래서 소개팅을 하고도 상대가 너무 나쁘지 않으면 2-3번은 만나보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실제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별로라고 느꼈다가 2-3번 만날수록 더 매력을 느끼게 되기도 하지 않나?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성향이 바뀌고, 그에 따라 추구하거나 편안해하는 연애의 방식이 바뀌는데 그 두 사람의 그러한 지향성이나 방향성이 맞아야 특별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거창하게 나이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실 남녀관계에 있어서 어떤 말을 어떤 타이밍에 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말도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는가? 사실 상대에 대해서 불편했던 얘기도 서로가 조금 신뢰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들리기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인연이라는 것은 큰 틀에서의 타이밍과 두 사람 간의 관계에서 디테일들의 타이밍이 맞아야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문제는 타이밍이라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가 없는 것이라는 점. 그리고 나를 완벽하게 알 수도 없고, 내가 한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점일 것이다. 또 그래서 우리는 그 타이밍이 맞지 않은 것에 대해서 너무 아쉬워할 필요도 없고, 타이밍이 맞지 않아 내 인생에서 나가버리게 된 사람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미련을 둘 필요도 없을지도 모른다. 정 아쉽고 미련이 남는다면 연락을 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연락해 보는 타이밍이 연락하기에 적합한 시기가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많지 않은가?
어쩌면 인연이라는 것은 우리가 애를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며, 또 피하려고 해도 피해지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인연을 만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누군가를 찾기 위한' 포괄적인 의미의 노력일 수는 있지만, '특정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나간 인연에 대해서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다시 만나게 되어있겠지. 인연이 아니라면 아니란 것을 빨리 확인하는 게 낫게 말이다.
'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 > 연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와 생활반경 (0) | 2019.06.03 |
---|---|
연애할 때 하는 계산들에 대한 생각 (0) | 2019.06.02 |
남자들이 애라는 것에 대하여 (0) | 2019.05.31 |
남자와 스킨십 (0) | 2019.05.30 |
여자와 스킨십 (0) | 2019.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