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교회를 다니는 청소년들과 20대들에게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나 때만해도 혼전순결은 교회 안에서 의문을 던져서도 안되는 주제였다. 당연한 것이었으니까. 그게 아니라던가 잘못되었다고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구도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 건 답답했다. 나도 혈기왕성한 청년이었으니까.
신명기에서 23장은 이와 관련된 지점을 터치한다. 결혼했다 이혼한 여성이 다시 결혼하는 과정. 이 부분만 봐도 혼전순결 그 자체가 절대적인 명제는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혼 역시 마찬가지. 그런 규율들이 생겨난 이면에는 합리적인 이유와 인간본성에 대한 고려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들은 그것을 터부시 여기며 쉬쉬한다. 그건 성적인 부분을 천하게 여기는 유교문화의 영향은 아닐까?
하나님은 그 당시로서는 놀라운 이야기들을 하고 계신다. 종이 도망치면 다시 잡아서 주인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원하는 곳에 거하게 하신다. 창기를 두지 말라고 하시는데, 그것도 생각해보면 창기로 사는 것 자체가 더러워서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든다. 창기로 사는 사람은 그 사람의 영혼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들은 그 사람을 인간이 아니라 욕구를 해소할 도구로 간주할테니까. 하나님은 그것을 싫어하셨고, 단 한 명이라도 그런 삶을 살지 않게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순결'이라는 말을 절대시했고, 그 과정에서 성적인 요소를 우상시하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성을 파는 사람들을 천박한 자들로 간주했다. 창기들도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들이고, 그들도 하나님 안에 형제이고 자매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려는 생각이나 노력은 하지 않았다. 이는 본질을, 사람에 대한 사랑을 망각한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하나님은 가정 안에서의 사랑이 핵심임을 결혼한 사람은 1년간 군대에도 보내지 말라는 명령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국가주의적인 생각에 사로 잡혀서 가정보다 국가라는 사고를, 최소한 우리 윗세대 분들은 하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만 봐도 그런 경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여전히 존재한다. 모든 것을 정부 탓을 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나?
하지만 하나님은 가정을 핵심으로 보셨다. 그러니 결혼해서 1년간 부부가 친밀하게 지내면서 공동체로 만들어지라고 하신 것이 아닐까? 결혼하고 1년은 가정에 집중하라는 것은 그런 의도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26장에서 [마음과 뜻을 다해]행하라고 하신다. 이는 어떤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핵심은 마음과 뜻에 달렸단 것이다. 12제자는 물론이고 현대사회에서 우리들도 참으로 무지하고 어리석은 것이 [이신칭의]에 대한 논란을 사람들이 아직도 제기하지 않나? 아니 믿음이 중요하나 행동이 중요하냐는 논란은 도대체 왜 있는가? 정말 믿으면 행동은 바뀌게 되어있는 것이다. 믿는데 어떻게 바뀌지 않나?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삶의 기준이 나에게서 하나님으로 바뀌고,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시다는 것을 믿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 뜻 안에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떻게 행동이 바뀌지 않을 수 있나?
행동이 없는, 변화가 없는 믿음은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 아니다. 하나님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행동이 바뀌지 않고 내 노력으로만 무엇을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행동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믿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건 자기 의로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너무 칭찬할 필요도, 비난할 필요도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가 사람의 마음과 뜻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그걸 하나님은 이미 모세오경에서 말씀해주고 계셨다. 그건 논란이 될, 쟁점이 될 주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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