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20-22장 말씀 묵상

어제는 그 당시 사회나 지금이나 인간 자체가 진화한 것은 아니라는 내용으로 묵상이 되었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주신 규율과 법칙들에 깔려 있는 기본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살인, 간통, 간음 등의 문제들을 그냥 하면 안된다고 하지 왜 그런 것인지는 생각해보지를 않지 않나?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금지하는 것이 세상과 성경의 원리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근대국가에서 그것을 금하는 것은 그것이 개인의 자유에 반하고 비난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를 완전히 억압하는 것이며 인간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을 인위적으로 앗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처벌의 대상이 되고, 소유권을 인정하기 때문에 개인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절도가 되고, 다른 사람의 배우자와 간통하는 것은 사회의 비난 가능성이 있고 도덕적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다가 이제 그건 개인의 자유 영역에 맡겨질 것이지 국가 공권력 작용으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져서 형법에서 삭제되었다. 이처럼 근대국가,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법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이나 다른 사회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근대국가의 그러한 법체계가 갖는 한계는 그 모든 것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예를 들면 공연음란죄의 경우 우리는 당연히 그러면 안된다고만 생각하지만, 그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선탠이 되어 있는 차 안 같은 곳에서는 사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게 아니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게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고 염치가 없는 일이지만 형사처벌까지는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누군가를 그러한 대상으로 삼았고 그것을 [들킬 수도 있는] 곳에서도 했다는 것 자체가 수치심을 일으키기 때문에 처벌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반면에 성경에서 기본원리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은 [사랑]에 어긋나는 것을 다 금하셨다. 예를 들면 간통의 경우, 그건 단순히 두 사람 간의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간통한 사람의 배우자에 대한 상처이자 배신이다. 그 신뢰를 배반하는 것이고, 그 신뢰가 있는 것은 성적인 측면에 배우자 간의 관계에서 전제되기 때문이다. 살인죄 역시도 사실 정말 이성적이고 논리로만 따지고 들면 '이 땅에 의미를 두지 않는데 이 땅을 떠나게 한게 왜 문제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건 하나님이 정하신 계획에 따라,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을 끼어들어서 방해한 것일 뿐 아니라 살해당한 사람 뿐 아니라 살해당한 사람을 사랑했던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상처를 주는 것이다. 신명기 20-22장 안에 깔려 있는 전제는 그러한 사랑이다.

약혼하지 않은 처녀를 범했을 경우에 대해 하나님께서 정하신 규례가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나님은 약혼하지 않은 처녀를 범한 사람을 처벌하거나 죽이라고 하지 않으신다. 그 사람을 아내로 삼고 책임지고 절대로 버리지 않을 것을 명하신다. 그건 사랑하라는 명령이다. 본인의 정욕에 이끌리어 그렇게까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그것을 본인이 책임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명하신 것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 그렇게 범함을 당한 여자는 손가락질을 당하고 천하게 여겨졌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을 처벌하더라도 말이다. 그녀는 더이상 처녀가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자신이 범죄한 여자를 손가락질 당하도록 방치하지 말고 자신이 한 일을 책임지고, 닥치고 사랑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기독교인의 모든 기준은 [사랑]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는 말과 결정들이 기독교인의 결정이어야 한다. 그게 기독교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