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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의 의미

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사람들이 이상형을 물어보면 누구나 일일이 조건을 다 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물론 그런 조건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어지간히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조건을 나열하기는 민망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경우이든 최대한 자신이 그리는 연애나 상대에 대한 '느낌'또는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뭔가 조건을 따지는 느낌은 나지 않기도 할 뿐 아니라, 실제로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실제로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를 보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상형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외모는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묻는데 그건 그분들이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비판이다. 왜냐하면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 함은 계속 만나서 보고 싶고 대화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최소한 '외모가 내가 느끼기에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거나 외적으로도 계속 만나서 대화하고 싶은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외모를 전혀 안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모를 어느 정도 보는지, 어떤 외모나 느낌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가 드러나지 않을 뿐. 

따라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사람에 따라서 외모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 되는 사람을 포함하는 개념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이란 것은 아니다.) 지금 한번 본인이 주관적으로 조금 불편할 것 같은 인상이나 외모를 떠올려 보고, 그 사람이 정말 대화는 잘 통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 사람과 좋은 친구로 지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실 두 사람이 매우 짧은 기간에 특별한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 않을까? 아 물론 두 사람이 정말 오랫동안 우정을 간직하면서 관계가 깊어지면 얘기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말이다.

대화가 통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사실 '대화'라는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운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대화 주제가 달라지지 않는가? 군대 선후임이 만나면 군대 얘기를, 회사 사람들과는 회사 얘기를, 학교 동기나 선후배와는 지금 상황과 학창 시절 얘기를 하지 않는가? 따라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조건은 그 사람이 일상에서 어떤 대화를 하는 것이 즐거인지에 따라서 그 상대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인과의 대화 중에는 일 얘기는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연인과 스포츠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고, 화장품 얘기, 연예인 얘기 등 다양한 주제가 있지 않은가?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일상적인 소소한 것들을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가? 

이처럼 사람들마다 본인이 연인과 나누고 싶은 대화가 다르기 때문에 사실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고 맞추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실 같은 업종에 일한다고 해서 대화가 잘 통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때로는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만나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대화가 잘 통할 '가능성'이 높기 위해서는 사실 그 두 사람의 가정 분위기, 학력, 경험, 주위 사람들, 성향 등 많은 부분이 비슷하거나 맞아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이 굉장히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잘 공감하며, 입체적으로 사고하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해야 하는데 사실 그런 사람이 지구 상에 그렇게 많지는 않지 않은가? 그러기 위해서는 감각이 이성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극단적으로 발달되어야 할터인데... 그래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것은 사실 조건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건을 본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까다롭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래서 사실 '대화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이상형을 말하면서 본인이 까다롭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조금 양보할 조건들이 있을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거나, 아니면 아예 본인이 까다롭다고 인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대화 잘 통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사람에게 대화'만' 잘 통하면 되는 것이냐고 굳이 비아냥 거리 거나 비판하지도 말자. 다른 사람보다 자주 보고, 자주 연락하면서도 대화할 주제가 있고 그 대화가 통하기까지 해야 한다는 조건은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