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연애가 떠오를 때
문득 외로울 때, 어딘가에 기댈 곳이 필요할 때면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아서 그렇다 치더라도, 연애를 하고 있을 때도 그럴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 연애를 하고 있는데도 일종의 그리움 같은 느낌으로 지난 연애가 떠오르면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내 마음이 떠나가고 있는 것인지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그럴 때가 많았다. 그러니 아직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이겠지.
과거 연애가 그리움으로 떠오를 때면 어느 정도 시간 동안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돌아가면 달랐을까?' 내 인생과 진로를 놓고도 수없이 해보는 작업이다. 시나리오 그려보기.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었을까, 내가 조금 더 참아야 했던 걸까, 내가 뭘 잘못하고 뭐가 부족한 걸까... 이런 생각은 과거에 만났던 연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꼭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그 옆에 서 있었을 수도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그때는 아니었음을...
그런데 그런 생각의 마무리는 항상 똑같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둘이 어느 순간에는 끝날 사이었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물론 내가 완벽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때는 나라는 사람의 성향 등을 고려했을 때, 내가 가진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 이별의 모든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기에 나도, 그 사람도 부족한 것은 분명하고 그 부족함을 서로가 품어줄 수 있을 만큼 두 사람의 '합'이 맞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지금의 나라면, 몇 년을 지나 조금은 다듬어진 내 상태라면 어땠을까라는... 그런 경우에도 사실 내 안에는 변하지 않는 모습들이 굉장히 많아서 대부분 경우에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때면 '내가 왜 그랬을까'라고 자책하기보다는 '그때 내 모습도 나이고, 그때 인연이 아니었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때 내가 가진 한계를 인정하고 말이다.
사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지금의 나 같았다면'이라는 전제는 부질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때 나도 내 모습이 아니었지만, 지금 그 사람도 그때의 모습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상을 한들, 지금의 내가 과거의 그 사람과 잘 맞았을 것이라 한들, 그런 전제 자체가 의미가 없이 않을까? 물론 그 생각이 드는 그 점에 헤어진 지 상당한 기간(아마 최소 1-2년 이상) 지났고, 그 사람이 싱글이라는 게 확인되었다면 한 번쯤 연락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지만 이전에도 썼듯이, 보통 헤어지는 커플들은 그 이유로 다시 헤어지게 되어있긴 하더라.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그래도 과거의 연애를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그때 내가 가진 능력과 한계 속에서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기 때문인 듯하다. 나이가 몇 살은 더 먹은 지금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다른 의사결정을 내렸을 것들도 그때의 내 모습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기에. 그래서 난 '지금 그 사람을 만난다면'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때 내 모습을 생각해봤을 때 다를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항상 내가 가진 한계 속에서 최선을 다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이다. 그리고 그러한 나의 한계를 건강하게 인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인연은 타이밍이다. 내가 어떤 모습일 때, 그리고 상대가 어떤 모습과 상황에 있을 때 만났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될 수도 있고 애초에 시작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혹은 앞으로 만날 사람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아닐까? 과거의 두 사람이 모습이 같이 하기 힘들 정도로 맞지 않은 면이 있다면, 두 사람은 그저 인연이 아니었을 뿐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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