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왕이 되고 보이는 모습은 권력을 차지한 다른 왕들과 다르다. 그는 사울의 집안을 살린다. 그들을 품기 위한 노력을 하고 진정으로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에 슬퍼한다. 이는 그가 사울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그의 숨통을 끊은 병사를 죽인데서도 드러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의 관점에서 '그렇다고 어떻게 다른 사람의 목숨을 죽이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그 당시 문화에 비춰봤을 때 이부분은 아주 이상하지는 않은 듯하다.
그리고 나서 그는 진심으로 사울의 가정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의 진심은 곳곳에 묻어있다.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비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윗의 행동과 결정들을 보면 그게 반드시 비유적이지만은 않을 수 있단 생각이 든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울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갖지 않았다. 자신의 가족을 죽였다는 이유로 분노를 품고 있었던, 다른 핑계를 대면서 아브넬을 죽인 요압과 다윗은 분명하게 구분된다. 또 다윗은 그러한 요압을, 그가 다윗의 말을 어기고 그리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는 그에 대한 처분 역시 하나님께 맡긴다.
다윗이 하나님이 가장 사랑하는 자라는 호칭을 받은 것은 이러한 모습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진심으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고 자신의 욕심은 취하지 않았다. 이는 어쩌면 그게 골리앗과 싸울 때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나갔다.
다윗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건 그가 인간의 나약함을 알았기 때문은 아닐까? 자신을 향한 사울의 분노와 살기가 인간의 어떤 면에서 나오는지를 알았기 때문에 그를 오히려 불쌍히 여기고 그의 가족을 품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가 돌아서면 하나님께서 사울을 다시 품어주실 것을 알았기에 사울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을까? 그가 사울이 죽은 것을 진심으로 슬퍼한 것은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그럴 수 있나? 우리는 사실 요압에 더 가깝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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