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과 남자
이전에 여자들의 이상형에서도 썼지만, 이상형이란 기본적으로 우리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성적으로만' 사고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자신의 이상형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상형을 어렴풋이 묘사할 수 있을 뿐.
그런데 남자들은 유독 이상형을 묘사하라고 하면 외모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상형이라는 것은 분명 입체적으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조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남자들끼리 대화는 대부분이 외모적 이상형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들의 외모적 이상형은, 잘 변하지 않는다. 남자는 이렇듯, 단순하다. 이러한 남자들의 이상형은 굉장히 단순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특징도 갖는다. 특정 연예인을 지칭하며 그런 '스타일'이라고 하면 그들끼리 단번에 공감을 하기에...
남자들의 문제
나도 남자지만 이렇듯 변하지 않는 남자들의 '이상형'은 분명 문제가 있다. 물론 외모가 남녀관계에 있어서 작은 부분은 아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남녀 모두 외모는 나이가 들면서 변해하게 되어있기에... 또 남자들이 보통 특정 연예인을 지칭하는 것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이목구비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사람의 아우라 혹은 느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아우라 혹은 느낌도 사람이 어떻게 나이가 드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에...
그리고 이렇듯 남자들의 이상형은 보통 외모를 중심으로 형성되다 보니 남자들은 성격이나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이 결혼한 이후에 변하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는 것이고 말이다. 여자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 사실 남자들은 여자의 외모가 본인의 이상형에 가까울수록... 다른 것들을 충분히 양보하면서 맞춰줄 수 있지만, 결혼한 이후에는 연애할 때보다 외모보다 더 중요하고 본인의 일상상을 크고 작게 귀찮게 하는 이슈들이 두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제야 남자는 모든 걸 맞춰주지는 못하게 되기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단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남자들은 단순하기에 자신에 대해서 파고들거나 분석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에... 그리고 또 그렇게 파고들거나 분석하는 남자들은 여자들이 피곤해할 성격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말이다. 이렇듯 남자의 이상형의 문제는 해결책이 분명하지만 남자들의 특성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모만 보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외모가 자신의 이상형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도 외모 외의 조건들이 생기기는 하는데 그런 조건들은 대부분 경험을 통해 축적되며 '이런 이상적인 사람'이라는 플러스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이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 힘들었던 점, 피곤했던 점, 만나지 않게 된 계기 등이 남자들이 다음 연애 상대가 결혼을 할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단 것이다. 그래서 사실 남자들은 마이너스적인 조건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이걸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남자들의 이러한 조건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여자들의 이상형 또는 연애와 다르다. 남자도 감정적인 동요가 있어야 연애를 시작하지만, 남자들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세워놓은 기준의 허들은 넘어야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즉, 여자들도 남자에 대해서 일정 수준의 허들은 갖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만나면서 그런 허들이 하나, 둘씩 제거될 수 있지만 남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허들은 어지간해서는 제거되지 않는다는 것이 남자와 여자의 이상형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유연 하단 얘기다.
그래서 남자들이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에 대해서 20-30가지 조건을 적어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남자들이 사진만 보고도 소개팅을 할지를 결정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이런 사람은 잘 맞지 않는다는 기준은 분명히 있지만 그건 만나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외모 외에 다른 것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단 것이다. 사실 만나지 않고 확인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요소가 외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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