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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남자들이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것은 둔한 남자도 움직인다. 사실 생각보다 남자를 다루는(?) 방법은 간단하다. 남자가 무엇인가를 하면, 그에 대해 설사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칭찬을 먼저 하고 나서 '하지만'을 붙이고 최대한 유한 방법으로 그 불만을 표시하면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 불만을 차분하지만 자세하게 설명해줘야 하며, 그러면서도 '당신이 정말 열심히 한 것 알고 고마워'라는 전제를 반복적으로 붙여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지시사항'을 전달하면 남자들은 그 지시사항을 그대로 따르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이러한 작업에 대해서 '굳이 그래야 하나? 애도 아니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본인이 원하는걸 왜 남자가 알아서 해줘야 하나? 그냥 말을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고 서로 그렇게 생각에 차이가 있는 것은 누군가가 틀려서, 잘못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남자들에게 이토록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것은 남자들은 '경쟁'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사실 대부분 남자들은 무엇에 대해서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하는 게임도 대부분 상대와 경쟁하거나, 상대방을 죽이는 것인 경우가 많지 않나? 그렇게 승리하고, 즉 목적을 달성하고 그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이 남자에게는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남자에게는 인정이 중요한 듯하다.

즉, 남자들에게는 '인정'이 사랑의 표현인 것이다. 여자들은 남자들은 애라고, 왜 그렇게 칭찬이 중요하고 인정이 중요하냐고 말하지만 사실 말하지 않아도 남자가 '센스 있게'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여자의 심리도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마찬가지일 수 있다.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니 애도 아니고 어떻게 다 알아서 챙겨주길 바라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남자들이 그렇게 말하면 찌질하다는 말을 듣기 때문에 입 밖에 내지 못할 뿐이다.

이런 차이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데서 오는 것이지 남자가 유치하거나, 여자가 이기적이거나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지점이 '다를' 뿐이다.

여자들은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남자들에 대해서, 그리고 인정받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에 대해서 말로 해야 아냐고 묻기도 한다. 우선 전자에 대해서는, 여자들이 '이쁘다'라고 말로 확인받고 싶은 것과 남자들이 '고맙다' '잘했어'라고 표현해주는 게 필요한 것은 같은 맥락에 있다.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받기를 원하는 것이란 얘기다.

그리고 행동을 설명해주는 것과 관련해서는,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연애경험이 많거나, 여사친이 많은 남자들은 여자들이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를 알게 되고 그러한 가이드라인이 필요 없어진다 (물론 여자들은 개인에 따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사람마다 디테일이 달라져야 한다는 면에서는 그런 남자들도 연애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연애경험이 있는 남자가 편하다고 여자들도 많이 그러지 않는가? 그런데 경험하기 전에는 왜 모르냐고 묻는다면, 그건 그저 남자와 여자는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들도 연애를 하기 전에는 남자에 대해서 잘 모르듯이, 남자도 여자를 잘 모를 뿐이다.

마지막으로 남자들이 그와 같이 둔한 데는 장점도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남자들이 여자들의 기준으로 '센스 있지 못한' 것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덜 예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인데, 역설적으로 남자들의 그 '덜 예민함' 혹은 둔한 면이 남녀관계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때도 많다. 예를 들면 정말 예민한 사람이라면 여자 친구의 화장이 조금 잘못되거나, 옷이 조금 어울리지 않으면 그것도 그만큼 세밀하게 잘 잡아낼 확률이 높을 텐데, 그런 남자 친구, 얼마나 끔찍한가? 실제로는 화장이 잘 먹지 않았어도 '이쁜데? 난 잘 모르겠는데?'라고 말하는 남자 친구가 '오늘은 아이라인을 좀 잘못 그린 것 같고, 피곤해서 그런지 화장이 여기저기에 떡졌네'라고 굳이 잡아내는 남자 친구보다 낫지 않을까?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른 면이 있고, 모든 것에는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그러니 인정받는 것이 남자에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남자가 여자에게 이쁘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해줘야 하듯이) 인정해주는 말을 아끼지 않고, 필요할 때는 조금 친절하게 남자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 그런 것이 연인 간에 해야 하는 노력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