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 소개시켜줄까?
소개팅을 시켜주면 사람들은 다양한 조건을 얘기한다. 그중에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생각할 조건들이 있는 반면 주관적인 요소가 강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키가 큰 사람, 눈이 큰 사람, 신체적인 특징이 이런 사람, 지금 현재 연봉 수준이 어느 정도 범위 내에 있는 사람, 장남이나 장녀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것 같은 조건은 객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물론 외모적인 면에는 주관성도 가미되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보편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외모도 객관적인 조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조건을 중심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은 상대를 찾기가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때로는 굉장히 추상적으로 조건을 말할 때도 있다. 자아가 건강한 사람, 착한 사람, 화를 잘 안내는 사람, 앞으로 직장이 안정적일 사람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다른 모습이 드러날 뿐 아니라 착하다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화를 잘 낸다는 것도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소개를 시켜주기가 난감한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인 부분도 사실 부모님이 물려줄 재산이 수십억이 있는 게 아니라면, 아니 이미 그 정도 물려준 상황이 아니라면, 아니 그 정도를 물려받은 상황에서 관리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실 미래에 수입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예상을 할 수 있겠나? 그래서 사실 '직장이나 수입이 안정적일 사람'이라는 말은 그 안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벌고 조직 안에서 인정받을 성향의 사람'이거나 '물려받은 게 있고 그걸 잘 관리할 사람'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서 엄밀하게 따지고 들면 맞추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다.
조건이 갖는 함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소개를 시켜줄 때 이와 같은 조건들을 내미는 사람은 본인이 그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드러내게 된단 것이다. 특히 주관적인 요소가 강한 성격이나 향후 기대 수입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이다. 그리고 사람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경우에 서로가 편하게 느끼기 때문에 본인이 중요시 여기는 것을 상대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과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은 본인이 화를 잘 내지 않는데 상대가 화를 잘 내면 그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게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상대가 정말 잘 베푸는 사람인데 본인은 그렇제 않다면 그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상대가 지치거나 본인이 그게 부담스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 본인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식당에서 주기적으로 외식을 하고 싶다면 상대도 비슷한 사람인 게 더 잘 맞지 않을까?
이처럼 사람은 본인이 중요시하는 것을 상대도 중요시할 경우에 소위 말하는 '합'이 잘 맞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최소한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소개팅을 주선할만한 사람들이 많았을 때 나는 가능하면 누군가를 소개하여줄 때도 서로가 말하는 주관적인 조건들이 비슷하고, 그 조건들을 두 사람이 모두 갖췄을 때 주선을 해주려고 노력을 했었다. 물론, 그게 말이 쉽지 현실에서 실현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유보조항을 양측에 달고 시켜준 게 보통이지만 말이다.
본인이 중요한 것을 먼저 갖추자
그래서 사실 본인이 특정한 주관적인 요건을 갖춘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그런 조건을 가진 사람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이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본인이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고,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본인이 먼저 마음을 다스리고 화를 덜 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사실 경제적인 면도 본인이 어느 정도 이상을 누리고 싶다면 본인이 최소한 어느 정도의 수입은 확보하는 게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연애를 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말이다. 만약 본인이 그런 사람이 못된다면 최소한 상대가 그렇게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점에 고마워하고, 자신이 실수를 할 때는 미안할 줄은 알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그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 사람이 아무리 착해도 일방적으로 주는 데는 필연적으로 한계가 오게 되어 있고, 한쪽이 계속 화를 내다보면 상대도 그 화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폭발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경제적인 면은 사실 한쪽이 상대보다 훨씬 우월할 경우에는 열위에 있는 쪽이 더 많이 가진 이에게 종속되는 경우도 나는 주위에서 많이 봤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건 관계에 부작용으로 다가오더라.
그래서 사실 본인이 중요시 여기는 조건을 갖춘 사람과 만나고 싶다면 그 조건을 본인이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두 사람의 관계에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질 것이란 얘기다. 그리고 본인이 그것을 갖췄을 때 아마 그 조건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 본인의 그런 모습에 매료되어 다가가기 시작하거나, 고백을 했을 때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을 것이고 말이다.
건강한 연애, 그리고 중요한 조건
이와 같은 논지에 어떤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은 부자와는 결혼하면 안 된단 말이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그런 의미로 이 글을 쓴 것은 절대 아니다. 가난하더라도 본인 상황에 크게 개의치 않고 상대를 만나는 데 있어서 상대의 재정적 상황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사실 엄청난 부자와 결혼을 해도 그 요소에 종속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기에. 그래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건강한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갖춘 사람을 만나려면 본인이 그런 조건이나 특징을 가진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단 것이다.
그리고 성격적인 측면에서의 주관적인 요건의 경우, 사실 상대에게 고마워할 줄 알고 미안해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사람은 충분히 건강한 자아를 가지 있거나 본인 기준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최소한 못되거나 나쁜 사람은 아닐 가능성이 높기에 그럴 수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더 착해져라' 던 지 '더 내면을 갈고닦아라'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는 측정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만 성격 중에서도 본인이 특별히 중요시 여기는 면이 있다면 본인도 그런 사람을 되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본인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본인에게 특정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사람과 만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가꾸는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애는 상대가 아니라 나에게서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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