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남녀의 우위
누군가의 연애 소식이 들려올 때 정말로 내 일처럼 기쁠 때가 있다. 예전부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사귄다고 하거나,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듣자마자 둘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들 때 마치 내가 연애를 시작하기라도 한 것처럼 기쁘다. 특히 두 사람이 내가 정말로 좋아하고 아끼던 사람이라면.
그런 경우에는 누가 아깝다는 말을 하는 게 참 어렵지만 모든 연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누가 누구를 만난다고 하면 나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두 사람이 어떤 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때로는 남자가, 때로는 여자가 아까울 때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 어지간해서는 입 밖에 내지 않지만, 당사자가 본인이 아깝다고 주장하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직언을 하고는 만다. 솔직히 상대가 아깝다고.
내가 연인에게 아까워야 하나?
그런데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연인에게 아까운 존재라는 말을 꼭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가 아깝다고 하면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냐며, 네가 내 친구가 맡냐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당혹스러운 것은 연애는 자신의 연인과의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사람 사이에 누가 아까우면 어떻고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떤가? 연인관계에서는 두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설사 그런 비교가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아까운 것이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연애를 장사와 비교하는게 조금 그렇지만, 어쨌든 관계적인 측면에서 굳이 따져보자면 내 연인이 내게 아까운 사람이라면 그만큼 내가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상대가 아깝다고 하는 사람들은 본인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주위에서 인정을 해주는 것인데 굳이 본인이 아깝기를 바랄 필요는 없지 않을는지...
내게 아까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실 연애를 한다고 해서 주위에 알리는 편도 아니고, SNS에 티를 내는 편도 아니라 연애를 할 때 상대와 나를 비교하는 말을 사람들에게 들은 적은 거의 없다. 사람들이 연애 상태를 물어보지 않으면 굳이 말하지 않다 보니 사람들은 그저 내가 당연히 솔로겠지...라고 생각해서 만나는 사람을 주위에 보여주거나 소개할 일이 거의 없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연예인들은 당연히 만나는 사람이 있겠지... 싶어서 사람들이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과 이렇게 대조될 수가 없다. @_@)
하지만 나는 솔직히 내가 만나는 사람을 보고 우리 가족은 물론 내 지인들이 그 사람에게 '당신 같은 사람이 왜 굳이 이런 애를 만나냐. 얘랑 만나줘서 고맙다. 아 정말 네가 아깝다'는 말을 해줄 만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가장 이상적이기로는 그 사람 지인들도 나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주는 것이겠지만, 거기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고 그저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내게 아깝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 사람에게 내가 참 고마울 것 같다. 나와 만나주고, 나를 사랑해준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말이다.
연인관계에 자존심이 어디 있나?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은 사람이라면 그게 내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이 아닐까? 상대가 내게 아깝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내가 그만큼 잘 선택했다는 말 아닌가?
'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 > 연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 일단 많이 하는 것이 좋다. (0) | 2020.05.02 |
---|---|
인연과 운명 (0) | 2020.05.01 |
밀당은 항상 나쁜 것인가? (0) | 2020.04.23 |
외로움과 연애 (0) | 2020.04.18 |
만나고 싶은 성향의 사람이 있다면... (0) | 2020.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