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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 일단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 사람들은 아무나 만나라는 것이냐고 묻는다. 그런 것은 아니다. 연애는 항상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머리와 마음을 다 써서 해야 한다. 때로는 마음이 이성을 마비시킬 때도 있고, 이성이 마음을 누를 때도 있을 테지만, 그러한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소중한 경험들이다.

그래서 모든 연애는 상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헤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상대에게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한쪽이 종속된 관계는 건강한 연애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애는 '관계'이기에. 연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서로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서 말 그대로 '교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실 많은데, 그중 상당수는 '연애하는 방법'을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그 근거를 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힘들다. 물론 그렇게 연애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혀 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애에 있어서 물론 기본적인 매너 등은 익히게 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상 그걸 넘어서 상대에게 단기적으로 맞춰줄 줄 아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건강한 연애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듯하다. 언젠가는 그 한계가 다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도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그리고 필요한 진짜 이유는 사람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가면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친구, 회사 동료, 가족 등이 많지만 연애를 할 때 연인보다 더 긴밀하게 많은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여자는 좀 덜 하지만 남자는 확실히 그렇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오지 않는 더 깊은 곳에 있는 내 모습들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 연인관계인데, 사람은 A를 만날 때와 B를 만날 때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종류의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에 연애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들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연애를 적게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연애를 많은 사람과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충분히 잘 맞는 사람과 길게 만나다 결혼까지 가게 된다면 그 역시 복이라고 할 수 있다. 연애를 시작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들고, 헤어지고 나서 후폭풍도 항상 있기 때문에 이를 겪지 않는 것만 한 축복이 또 있을까?

이처럼 연애 횟수에 따른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별을 한 이후에 상처와 힘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두려워서 시작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과도하게 긴 공백기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은 혼자 있을수록 본인 스스로의 세계에 사로 잡히게 되고 아집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한 것들이 쌓이다 보면 주위 사람들에게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기도 하는 듯하다.

물론 예외는 있다. 정말로 연인보다 나은 친구가 있거나, 정말로 누군가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버겁고 힘들며 혼자 있을 때 진심으로 훨씬 더 행복한 사람이라면 굳이 연애를 억지로 할 필요는 없을 테다. 인생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니까.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누군가와 만나서 연애를 하고 더 나가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해줄 사람이라면, 굳이 연애를 길게 쉬거나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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