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연애와 관련한 조언을 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그러한 조언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더 힘들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얘기를 골라서 듣는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르몬 작용이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을 때는 상대의 모든 면이 아름다워 보이고 내가 모든 것을 받아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헤어지라는 얘기는 하기가 참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과는 '절대로' 만나서는 안된다는 말도 말이다. 연애도, 사람도 모두 다르며 나와는 맞지 않아도 상대와는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모든 인간은 어느 정도는 자기중심적이다. 하지만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과 상대도 배려할 줄 알면서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분명히 다르다. 아니 그 차이는 상당히 크다.
연애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착각 중에 하나는 상대방에 모든 것을 맞춰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쪽이 상대에 모든 것을 맞춰준다면 그것이 과연 '관계'이겠는가. 관계는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일방통행으로 진행되는 것이 과연 관계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상대에 모든 것을 맞춰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리고 상대가 내게 모든 것을 다 맞추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또한 아니다.
물론 이러한 측면에서 코드가 맞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연애하는 사람과 특정한 것을 꼭 해야 하겠는데 상대는 그걸 절대로 하지 못하겠다면, 그걸 계속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그 둘은 헤어지는 게 맞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을 판별하는 방법만큼이나 이기적인 사람을 판별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 소위 말하는 '작업 기간'에는 모든 것을 맞춰줄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아직 결혼을 못했지만) 이는 결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결혼이라는 목표가 있는 이상 남자라는 동물은 상대에게 1-2년 동안 주 1-2회 정도는 완전히 맞춰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나마 어렴풋이 이기적인 사람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고맙다는 말을 할 줄 아는가?'가 아닐는지. 누군가가 자신에게 뭔가를 해줬을 때, 혹은 선물했을 때 설사 그게 본인 마음에 완전히 들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자신을 생각, 시간, 노력을 들어서 준 것에 대해서 고마워할 줄 안다는 것은, 아니 최소한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을 당위적으로 아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무엇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자신에게 완전히 맞추지 않았더라도 고마워할 줄 아는 것은 그 사람은 최소한 '덜' 이기적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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