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는 분명히 다르다. 남자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있고, 여자들에 대해서도 획일적으로 '여자는 이래'라고 정의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남자들과 여자는 일정 정도의 '경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사회에서 이러한 다름에 우열을 정하고 고정적인 성역할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성장환경이나 타고난 성향에 있어서 남자 중에서도 여자들이 '확률적으로' 더 많이 갖고 있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 있고, 여자들에 대해서도 반대가 성립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불변적이고 고정적인 것으로 고정시키고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각자를 개인으로 존중하고 그 개인이 갖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되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적일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차이를 정말로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면 스포츠를 남자부, 여자부로 나누지 않아야 하지 않을런지.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여성들의 신체리듬에 따른 특별휴가도 사실 인정할 명목이 없게 된다. 이러한 신체적인 차이 외에도 특정한 성향이 학습되기 전에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게서도 나타나는 차이들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조건 부정하고 인형을 갖고 놀겠다는 여자아이에게 로봇을, 로봇을 갖고 놀겠다고 하는 남자아이에게 인형을 억지로 들려주는 것이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물론 반대로 여자아이가 로봇을 갖고 놀거나, 남자가 인형을 갖고 논다고 그걸 막는 것도 폭력적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남자들이 만든 구조에서의 성역할과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아니 때로는 대놓고 강요하는 차별도 존재하기에 여성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영역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페미니스트들 중에서 극단적인 사람들의 주장에는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못하겠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남녀평등이란 같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존중하는 것이기에.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아직도 남성 중심적인 우리 사회 분위기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남자인 나도 그런 문화들이 혐오스러울 때가 많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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