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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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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그랬던 적이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할 때 '상대가 날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마음을 갖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앓던 시절이 말이다. 소개팅으로 만난 사이야 어느 정도는 만남을 갖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상대가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2번째, 3번째 만남을 갖지 않을 것이고, 만남이 이어진다는 것은 상대도 어느 정도 이상의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서로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상대를 학교, 회사, 모임 등에서 만나서 호감이 생긴 후에 그 사람에게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내놓는 과정은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도 쉽지 않다. 이는 상대와 1대 1로 밥을 같이 먹고 영화를 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상대도 내게 호감이 있..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도 있다 남자들의 모임에서 나오는 대화는 뻔하다. 스포츠, 군대, 정치, 여자. 그중에서도 스포츠는 어떤 사람들이 모였는지에 따라서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고, 특히 나이가 들수록 스포츠에 대한 대화를 하는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이는 군대 얘기도 마찬가지인데 나처럼 소집하는 민방위도 끝난 사람은 사실 군대 얘기를 하는 게 짜증이 날 정도다. 그리고 정치 얘기 역시 모인 사람들에 따라 나오기도 하고, 나오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사실 남자들이 남자들 앞에 본인 일상을 시시콜콜하게 털어 넣는 경우는 매우 극히 드물다. 정말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데 어느 저리에서나, 기혼자와 미혼자를 가리지 않고 여자에 대한 얘기는 항상 나온다. 그것이 여자 연예인 얘기일 수도 있고, 주위에 같이 아는 여자에 대..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누가 만든 말일까?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은 누가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건 아마 남자가 만든 말일 것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이 말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인데, 그때만 해도 남녀관계에서 남자가 고백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10번 찍어도 넘어가지 않는 나무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그 고백하는 주체가 남녀 중에 어느 성별인지와는 상관없이. 이 표현을 떠올릴 때면 회사에 다닐 때 같은 팀에 계셨던 나보다 10년 정도 회사생활을 먼저 시작하셨던 선배가 기억이 난다. 그 선배는 40 정도에 결혼을 하셨는데 30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을 믿고,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