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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법에 대한 흔한 착각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서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완전히 상반된 방향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당혹스러운 경우가 적지 않다.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모든걸 하셔'라고 생각하는, 착각하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실 것이기 때문에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뭔가 마법처럼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일(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많은 경우 하나님과는 완전 무관한 교회의 일인 경우가 많은)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일 모레가 기말고사인데 새벽기도와 금요철야, 주일 예배와 저녁예배까지 다 가는 사람들이 이런 부류다.

두 번째는 '결국은 내가 노력해야 되는거야, 하나님은 막 기적처럼  뭔가가 일어나게 하지 않으셔'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의 계획]이란 명제 자체를 무시하고 살고, 늘 최선을 다하기만 한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음... 굳이 왜 본인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은 무교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그들의 생각에 의하면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건가? 뭔가? 아무 의미도 없나? 

내가 이해하는 한도내에서는, 하나님은 우리 하나, 하나를 창조하실 때 계획을, 우리가 이 땅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계획을 갖고 계셨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걸 강요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그걸 깨달아 알고, 그 길을 자발적으로 가길 원하신다. 그걸 모르고 방황할 때, 하지만 하나님 안에서 그렇게 살고 하나님을 붙들기 위해 몸부림칠 때 우리가 그것을 깨달아 알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경로를, 길을 인도하신다. 

내가 지금까지 이해한,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고난', 인간이 자신의 욕구와 욕망이 성취되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고난이 아니라 정말 무엇을 해도 앞뒤가 막히고 내 상황과 환경이 힘들어지는,내가 최선을 다하고 발버둥쳐도 아무것도 안되는 광야의 시간을 갖게 하시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모르고 찾지 않으려 하는 자들보다 하나님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자들에게 그런 시간을 갖게 하시는 것은 그래야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도 더 잘 알고, 세상에서 내 길이 열릴 때 하나님의 뜻을, 계획을 분별하고 그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은 모든 것을 '그냥' 알게 해주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그 과정에서도 우리가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다그쳐서 그 길을 가기를 원하신다. 그리고 철저히, 철저히 우리가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리며 지켜보신다. 

그게 하나님 방식의 사랑인 듯하다. 스스로 일어나서 갈 수 있는 근육을 만드는, 그렇게 깨닫고 가길 바라시는 사랑. 그게 하나님의 사랑인 것 같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뭘하시냐고? 음. 혼자 일어나서 걷기 시작하려고 2년반째 버둥대고 있는 입장에서 장담할 수 있는 건, 그렇게 버둥대는 동안 하나님께서 내 주위를 보호하신단 것이다. 내가 망가지지 않을 수 있게, 세상이 날 해치지 못하게,망가뜨리지 못하게 보호하고 시간을 벌어주신다. 내가 홀로 일어날 수 있게. 그리고 먹이고 재우신다. 버틸 수 있게.

아직도 일어나지 못한 상태고, 머리로만 모든게 정리된 상태이지만, 힘을 주고 일어나 걸으려고는 하는데 이상하게 그게 안되어  좌절하고, 또 좌절하는 수준이지만, 아마도 내가 일어나서 스스로 걸을 수 있게, 세상의 유혹과 요구에 덜 흔들리고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더 집중하면서 스스로 나갈 수 있게 되면, 하나님은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들로부터 나를 보호하시면서 내가 갈 길도 끌고, 열어주실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기독교인의 삶이라고.

전투는, 내 안의 전투와 내게 주어진 것을 버텨내고 이겨내는 건 나의 싸움이고, 내가 그러는 동안 나를 보호하시고, 내가 앞으로 갈때 나가야 할 방향을 잡고 문을 열어주시는 건 하나님께서 해주실 것이다. 그게, 기독교인의 삶의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