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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결혼, 신앙과 가정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아니 어쩌면 30대 중반까지도, SNS에 여자친구,연애, 소개팅 얘기하면서 징징대는 나이 많은 형들을 보면  짜증도  나고 한심해 보였었다. 그렇게 한심하고 추해 보였던 형들  나이 즈음이 되고 나서부터는 그때 그들을 그렇게 봤던 경험이 있다보니 아무리 외롭고, 힘들고, 생각이 복잡해져도 그런 짓(?)은 하지 않기 위해 허벅지를 쥐어 뜯으며 버텼다. 이 글을 포함해서 가끔씩 올리는 연애, 결혼에 대한 글들은 사실 그 형들보다는 덜 추해보이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 더해진 글들이나, 실상 그 본질에 있어서는 똑같다는 것을 나도 안다. 오늘도 그걸 알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 일]에 열심인 사람들과는 잘 맞지 않았다. 항상 조금은 시니컬하고, '왜'라는 질문을 항상 갖고 있다보니 그저 완전히 순종하고 교회일 열심히 하고, 배우자 기도 같은거 하면서 주여, 주여 외치는 사람들과는 잘 맞지 않았다.

나와 잘 맞았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교회는 주일성수는 하고, 하나님의 존재는 인정하되 교회에 충성하거나 교회에 살지는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에 있어서 나와 잘 맞는 면들이 있었고, 그런 면에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갖고 있을수록 서로에 대한 호감을 빨리, 많이 느꼈다.

그런데 그런 만남들은 항상 한계에 부딪혔다. 이는 그런 친구들과 내 신앙은 또 그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교회에는 비판적이지만, 그건 교회시스템과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일  뿐, 나는 어떻게든 무엇이 진리인지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캐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는데, 교회시스템에  비판적인 사람들 중에는 그 비판에서 멈추는사람들이 많았다. 그게 아니라면 무엇이 진리인지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게 아닐까? 정반합으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사람들은 또 거의 없더라.

그렇게 가지 않으면 또 극단적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완전한 공동체주의로. 완전히 자신만이 정답이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만  옳다고 생각하면서 기존 교회 시스템을 비판하는 사람... 그것도 뭔가 나와 잘 맞지 않았다. 이는 난 한국교회의 현실과 현재에 대해서는 비판을 해야 하지만 그건 일단 우리가 [하나된 교회]라는 전제해야  한다고, 그래서 한국교회의 현실에 비판도 하지만 가슴  아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교회에 대한 그런 사람들의 비판은 보통 비난과 판단으로 가득 차 있더라. 그게 또 잘 맞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겪고, 또 연애나 썸이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신앙적인 스펙트럼에서 결이 잘 맞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서로 대화를 하면서 주고받을 수도 있었는데, 그게  점점 되지 않는단 것을 나이가 들수록 더 분명하게 느낀다. 

상대가 꼭 교회에 다니지 않더라도 되지 않을까... 라는 얼마전에 올렸던 글은 사실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다. 오히려 교회 안 다니는 사람들과는 '하나님'의 맥락만 빼면 대화가 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서 사실 그 방향으로도 노력을 해봤으나, 결국엔 하나님 얘기를 할 수 없어서, 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어서 관계가 깊어지지 못하더라.

내가 차라리 하나님을 몰랐으면, 어설프게 그냥 알고 발만 담그고 살 수 있었으면 사는게 조금 더... 세상 기준으로는 편하고 쉬웠겠단 생각을 다시 한번, 어느 수십, 수백번도 더 했다. 어제도, 오늘도 물었다. 대체 어떤 사람을 붙여주실려고 이렇게까지 사람을 쥐어짜고 버티게 하시는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