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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단편적인 생각들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

우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나는 안티 코로나 백신론자는 아니다.  예비역-민방위에게 접종을 몰아서  얀센을 이미 한참 전에 맞았다. 거의 집에서 일함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날씨가 더워지고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는 2주 넘게 걸으러 나가는  외에는 오롯이 집콕을 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기 위해 얀센을 맞았다.

기꺼이 맞은 것은 아니다. 사실 조금은 꺼림직한  있었다. 왜냐고? 얀센이니까. 무슨 말이  필요한가. 얀센을 맞아야 하나 싶어서 꺼림직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새벽에 시간 맞춰 수강신청하듯이 신청할  나는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SNS피드에는 얀센 예약했단 지인들의 포스팅이 계속 올라왔고, 한참을 고민하던  2시반에 유유자적하게 들어가 룰루랄라 신청해서 접종이 시작되던  날에 맞았다. 

사실 예약을 잡아놓고 조금 알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예약하는 날과 접종일 사이에 여유가 조금 있으니 내가 수집할  있는 정보는 최대한 수집해서 뭐가 안전한지, 예방률과 항체생성률이 높은 지를 확인하고 결정하자는 마음으로 잡아놨다. 그래서  예약을  놓고, 국내언론과 정보는 믿지 않기에 외국 보건기관과 국제보건기구, 외국 언론의 기사들을 2-3일 동안 쥐잡듯 뒤지고 다녔다. 

그런 후에 내가 내린 결론은 절망적이었다. 백신은... 정보를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맞기가 불안해졌다. 왜냐고? 매우 중요한, 예측가능성을 담보해 줘야 할 질문들에 대한 답들을 모든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확인된 바가 없어서 확실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써놓고 있는게 아닌가... 아니... 이런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는 듯한 이 백신을 맞으라고?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어떤 백신에도 예외는 없었다. 

그런데  얀센을 맞았냐고? 일단, 언론에서 던져대는 숫자들은 사실 각 백신이 실험이 이뤄진 환경과 통상적인 백신의 예방률과 항체생성률을 비교하면 어떤 백신이 우위에 있다고 하기 힘들다는게  결론이었다. 지금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백신들은 백신의 우열을 가릴  있을만큼 통제된 상황에서 실험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변인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뭐가 낫다고 하기는 힘들다. 

혹자는 '누가 봐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이 부작용이 심하지 않냐?'라고 하는데, 통계들을 보면 정말 그런지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할  있었다. 내가 양적연구를 하는 사람도, 이과 공부를  사람도 아니지만 최소한의 논리적, 이성적, 합리적 사고와 기본적인 연구자로서의 소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도는 어렵지 않게   있을 정도의 자료는 있더라. 

자, 그런데  글의 제목이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냐고? 음... 사실 나는 [부작용보다 맞는 것의 효용이 크다]라는 표현이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아니, 누구를 위해서 부작용보다 맞는 것의 효용이 크단 것인가?  말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적, 사회적 효용만 따진 표현이다. 만약에, 1백 만명   명만 백신부작용으로 사망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명이 되면, 그건 내겐 죽음  이상도 이하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죽으면, 그냥  죽는거다. 그런데 그런 경우 어떻게 맞는 것의 효용이  크단 말인가? 

모든 것은 결국 확률 싸움이고, 지금 나온 백신들이 확률적으로 누군가를 죽음으로까지 끌고  가능성은 매우, 극히, 아주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백신들이 선진국들에서 많이 접종이 이뤄짐으로써 그런 부작용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매뉴얼도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은 느낌이어서 나는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고등학교 동창이 세상을 떠나서 접종을 불안해 하신 어머니께는  받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많은 고민 끝에 접종을 받으셨고, 다행히도 우리 가족 중에 가장 부작용을 적게 겪어셨지만, 접종받지 않으셔도 된단 말은 진심이었다. 

사람들은, 언론은 마치 백신을 접종받지 않으면 반사회적인 존재로 몰고 가는 느낌인데 과연 그런가? 아니, 내가 불안하고  목숨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미국의 FDA도 백신들을 긴급 사용 승인한 것이지 정식 승인도 나지 않은 백신들을 불안해서 맞지 않겠다면  의사도 존중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내가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면 내겐 확률이란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미국에서 백신 맞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나 본인이 백신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해서 백신이 아닌 식염수를 놓은 간호사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본인이 백신을 맞겠단 사람에겐 백신을 놓는게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맞지 않겠다고 하면서 본인은 마스크나 다른 방역조치들은 하지 않겠다며 'Freedumb'인지 'Freedom'을 외치는 사람들도 잘못된 사람들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은 평등하고, 그에 따라 개인의 자유도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하는데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사람들이 방역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그러한 행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없다. 

나는 본인이 백신이 불안해서 맞지 않는  개인의 자유고  의사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이 그렇게 결정을 했다면 최소한 본인이 감염되거나 전파하지는 않을  있게 일상에서의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마스크도 항상 코와 입을  덮고, 정말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면 항상 마스크를 끼고, 수시로 손소독을 하거나 손을 씻고, 사람과 최대한 접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걸 백신 맞은 사람들보다  엄격하게 해야 한다. 그게 올바른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감염자 숫자가 늘어나고, 델타에 대한 얘기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슬슬 이게 과연 독감과 어떻게 다른거냐, 델타가 치명률은  낮은  아니냐, 그러면 감기와 같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슬슬 나온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까? 그런 면들도 있겠지만 결국은 답답하고 힘들고, 그런 상황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그걸 지원사격하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델타의 경우 초기 증상은 기존 COVID-19과 조금 다르지만 환자들이 델타로 인해 중증을 겪게 되면 그저 감기나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더군다나 델타는 아이들에게도 감염이  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아직 유아와 청소년에게 확실히 맞춰도  정도로 안전이 검증된 백신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내가 아니라 나와 법 앞에서 평등한 다른 사람들의 자유도 보호해주기 위해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게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의 태도다. 그리고 솔직히 백신 수급문제는 이미 작년말, 올해초에 크게 터진 문젠데 그걸 갖고 지금 왈가왈부 하는게 현실에 어떤 도움을 주는 지는 나도 모르겠고, 지금 이스라엘과 미국의 부스터 샷,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백신 공급 등으로 인해 누구도 작년 이맘 때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선 여러 변수들이 터지게 되어 있다. 지금 욕하고 들쑤신다고 나아지는게 있나? 

면밀히 감시하고 정부가 놓치는 것을 지적하는 건 필요하지만 솔직히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고, 21세기에는 항상 대통령 선거권이 있었음에도 한 번도 내 표가 당선자에게 간 적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백신 수급 얘기를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이제 피곤하다. 그리고 사실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이렇게 빨리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변이가 이렇게 발생해서 설치고 다닐지도 모르지 않았나? 아니, 사실 지금 백신을 접종하는  COVID-19 이전의 기준으로는 사실 미치고 위험한 짓이다! 정부가 나이브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사실 어쩔  없었던 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일단은 내가 감염되지 않고, 내가 누군가에게 옮기지도 않게 조심을 하는  최선이 아닐까? 백신, 백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 얀센을 맞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유일한 이유는  번만 접종받으면 되기 때문이었다. 접종받고 28일 동안 조마조마하고, 중간에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얼마나 불안했는지... 접종받아도, 대부분 사람들은 그걸   경험해야 한다. 어휴... 언론보도에서 얀센 얘기는 이제 언급도 안되어서 조금 짜증도 나고 소외된 느낌도 나지만    맞고 끝난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그냥 우리가 일상에서   있는 작은 것들을 하면서  버티고 기다리면 안될까? 코로나와 날씨 때문에 집콕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거기다 니탓이니 쟤탓이니 하는 소리들에 짜증이 배가되는 느낌이라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