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이혼을 죄악으로 여긴다. 성경에 그러한 구절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성경에는 사실 이혼이 허용되는 경우에 대한 내용도 있다. 그리고 성경에 있는 모든 규칙과 원칙들을 다 지키는 게 기독교인의 삶이라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돼지고기도 먹어서는 안되고, 범죄를 저지르면 손을 자르고 눈을 뽑아야 한다. 그런 말씀은 지키지 않으면서 이혼에 대한 부분은 왜 편집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내용으로 여기는 것일까?
성경에서 원칙적으로 이혼을 하지 말라는 것은 결혼은 신의 인도하심으로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지켜내라는 의미다. 종교적으로 해석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이 말은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면 '결혼한 직후에는 서로의 다름으로 인해 힘들고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겠지만 결혼을 결심하고 실제로 그걸 해낼 정도의 관계라면 두 사람이 함께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타협점을 찾아가면 관계는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즉, 이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사실 많은 장애물들이 있고, 고민도 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을 모두 통과해 낼 정도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두 사람이 맞지 않는 것도 아니고, 노력하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르신들 표현을 빌리자면 '그 놈이 그 놈이야'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예외에 해당하는 사유로는 오늘날의 표현으로 하면 '상대가 간통했을 때'인데, 성경이 쓰여진 당시의 사회, 문화적 특성과 구조에 비춰 봤을 때 이 역시 오늘날에는 물리적으로 성적 부도덕만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에 마음을 두고 상대와 맞춰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때'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부부관계에서 어느 한 쪽이 상대와의 관계를 잘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할 의지가 아예 없는 경우에는 이혼을 할 수 있단 의미란 것이다.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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