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언젠가부터 말씀이 참 달게 느껴졌고, 일이 많고 바빠서 말씀을 읽지 않은 날은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올해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서, 성경을 읽는게 재미있다. 행간이 보이고, 그 인물들에 감정을 이입해서 읽으니 어떤 넌픽션보다 더 깊고, 고민할게 많고 다이나믹해서, 성경을 읽는게 재미있다. 성경적 지식이 많아져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성경적인 지식을 익힐만큼 여유있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진 못하니까.
왜 성경이 이렇게나 재미있단 것을 몰랐을까?
너무 남탓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그건 우리나라 교회들의 성경공부 방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성경공부를 무조건 깊게 시키거나, 맥락도 무시하고 무조건 암기하게 하거나, 시험을 보거나, 구절을 쪼개서 해석하는 방식으로 하게 한다. 우리나라 학교들에서 공부를 강제하듯이 성경공부를 시킨다.
그런데 성경은 약간의 상상력을 더하도록, 사람들의 감정을 상상하배도록 하면, 훨씬 재미가 있어진다. 그리고 그런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키는 깊게, 쪼개서 해석하는 것은, 신학적으로 더 깊게 파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어있다.
지금은 읽을 것도, 할 것도 많아서 힘들지만, 몇 년전에 읽었던 조직신학책을 조만간 다시 꺼내서 성경과 병행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그때보다 훨씬 이해가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말씀을 조금 더 잘 이해했다고, 어느 정도 이상 익혔다고 생각했을 때는 로스쿨 초기에 읽었던 신학자들의 책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그땐 또 다르게 읽히겠지.
결국 교육의 문제다. 사람들이 성경을 읽지 않는건, 성경을 재미없다고 전제하고 공부하듯이 익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큰 틀을 가르쳐주지 않고.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아이들이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이 성경을 어렵게 느끼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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