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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기독교와 정의에 대하여

기독교와 정의를 엮어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도, 강의도 많다. 다 좋다. 필요한 주제고,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정의를 내가 실현하겠다고, 그런 정의를 실현해내는 사람을 뽑겠다고, 그런 사람의 반대편에 선 사람은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오만함이며 성경적인 삶의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이 땅에 정의를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이룰 수 없다. 누구도 그런 능력이 없다. 그걸 이룰 수 있다고, 이루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생각이다.
이 땅에 완전한 정의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이뤄지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많은 불의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죽을 것이다.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에 가까운 방향으로 우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작은 것들, 작은 디테일들, 우리 옆에 있는 이웃, 가족, 친구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가 정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들이다.
이 땅 전반에 있어서의 정의는 그런 노력들이 모아져서, 합력해서,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듯 이뤄지는 것이지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 단체에 의해서 하루 아침에, 몇 달이나 몇 년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정의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고, 구현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때때로 불의 속에서도 버티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정의들을 이뤄가야 한다. 내가 정의를 구현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나와 같은 사람들의 노력을 모아서 이 땅에서 정의가 구현되어 나가실 것을 믿으면서.
내가 무엇인가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함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