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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애는 내 방식대로 하자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간 연애를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시간에 물리적인 제약이 조금 있었다. 지금은 그래도 학위논문 마무리 정리만 하면 되는 상태라 시간을 뺄 수 없는 것은 아니어서 열심히,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연애 상담하지 마라'라고 당당하게 써 놨음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내게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으면 '그런가?'라고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내가 완벽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렇게 연애하는 게 맞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도 주위에서 지인들의 반복적인 코멘트를 들으면 이렇게 열심이 사랑에 대한 글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흔들리게 된다.

내가 지인들에게 굉장히 많이 들은 얘기는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너무 진지하다'는 것이었다. 생각이 너무 많고, 연애를 해 봐야 아는 것들을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알기 위해 노력을 하며 너무 뜸을 들인다는 것이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니 '나는 연애를 하고 나서 잘 맞으면 결혼을 하는 것이지, 결혼을 생각하면서 연애를 시작할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정작 결혼을 생각하면서 연애를 시작하려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먹었었다. 마음에 충실하자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마음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후에 나는 사랑은, 연애는 마음으로만 할 것은 아니라는 것만 배웠고, 나는 내 방식대로 사람을 찾으면 된다는 결론만 내렸다. 마음에만 충실한다는 것이 말이 좋아서 마음에 충실하는 것이지 그 '마음'이라고 우리가 쉽게 정의하는 것 안에는 나의 여러 가지 욕구, 욕심, 욕망도 같이 섞여 있다는 사실만 적나라하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항상 너무 조심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내 마음을 돌아보던 과정을 거치지 않으니 머리로 알고 있던 '마음이라는 추상적인 것에 의지하는 것의 위험성'이 내 안에서도 구현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시간들을 보냈다. 그 '마음'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대에 대한 호감만 드는 것이 아니라 이성 전반에 대해서 드는 마음, 내가 지금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 등 포괄적으로 내 안에 있는 것들이 영향을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단 것이다.

그렇게 실수를 하고, 누군가에게는 어처구니없는 경험의 대상이 되고, 사과를 한 후 다짐했다. 그냥 내 방식대로 연애를 하기로 말이다. 주위에서 너무 진지하다고 하든지,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하든지 그냥 나는 내 방식대로 사람을 찾고, 알아가고, 만나기로 했다. 물론 그 과정이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답답하거나, 어리석거나, 성급해 보일 수 있다. 아니 조금 더 솔직하게는 몇 년 후에 그때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을 때 자신의 방법이 어처구니없거나 바보 같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한 것은 그 순간에 자신의 방식을 지키는 것이 그 순간에 자신에게 가장 맞는 옷이며, 그러한 방식을 불편해하지 않을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좋은, 필요한 연애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젠, 나로 살기로 했다. 눈치 보지도,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말이다. 그렇게 하는 게 만나게 되는 상대에게도 더 좋은 것이라는, 예의에 어긋날 행동을 할 확률을 낮추는 것이란 것을 지난 얼마 간의 경험이 알려줬다. 본인 방식대로 해서 상대와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헤어지면 되지 않겠나... 그게 서로를 위해 낫지 않을까... 아 물론 본인의 '방식'이라는 것이 자신이 맞추고 고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고, 서로 맞출 수 있는 성격을 갖는 부분에서는 맞추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게 다 맞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다만 본인이 맞춰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쩌면 그걸 빨리 인정하고 서로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는 게 장기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상대가 맞춰주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몇 가지 영역에 있어서는 사람들이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는 듯하다. 적어도 내 경험상으로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