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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연애

연예인들의 연애

그들이 안쓰럽다.

점심을 먹고 포털에 들어가서 늘 하듯이 각 뉴스 섹션을 순례(?)하다가 연예면에서 두 연예인 커플에 대한 기사가 떠 있음을 발견했다. 하나는 결별, 하나는 열애. 완전히 반대 내용의 기사가 바로 옆에 떠 있는 것을 보며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라는 생각이 들다가 '연예인들은 잘되면 돈은 많이 벌지만 참 안쓰러운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물론 드라마 PD를 하는 친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그들이 받는 회당 출연료 얘기를 듣고 '그 정도 돈을 번다면야...'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고, 그들의 '업'의 특성상 사생활이 어느 정도 침해 또는 제한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과연 연애라는 내밀하고 사적인 영역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거리를 다니다가 사람들이 사진 찍자고, 싸인해 달라고 하는 현상은 그들의 직업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는 현상이지만 얼굴까지 가리고 힘겹게 하는 데이트까지 세상에 드러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들의 대응

그런데 사실 열애설이 난 이후 그들의 대응과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보면 그들이 또 한 번 안쓰러워진다. 물론 이제는 연애 사실을 밝히는 것이 그 사람이 일을 하거나, 광고를 찍는데 예전보다 영향을 주지 않기에 인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대중들은 당연히 연애를 한다고 믿음에도 불구하고 (디스패치 등의 사진을 근거로) 부인하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부인하는 사례들 중에서는 실제로 그저 친한 사이인데 저녁 늦게 만나거나 어딘가를 같이 가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여사친들과 단 둘이 밥을 먹거나 한강을 거닐 때도 있었으니까. 하물며 이성과 단 둘이서 밖에서 밥 먹는 것이 사진만 찍혀도 스캔들이 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편하게 만나는 것이 가능했을까?

그런 경우 외에 연애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조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제한적으로 몰래 숨어서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서 서로를 깊게 알아가며 다양한 데이트를 하는 것도 힘든 상황인데 열애설이 터지면 그들은 더욱 숨을 수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두 사람 사이에서 거짓말

그리고 더 숨지 않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를 부인하는 말을 꺼내는 것이 안쓰럽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은,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 관계에 건강하지 않게 작용할 수 있는 거짓말을 하나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말이 어느 쪽의 생각이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두 사람 사이에서 거짓말이 자리하게 되면 연인 사이에서는 그들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의 영역에서 두 사람 간의 신뢰가 흔들리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예인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연애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선의의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반복되면 두 사람의 신뢰는 그만큼 흔들리게 되어 있고, 그 흔들림은 결정적인 순간에 관계에 거대한 금이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큰 건물을 허물 때 여러 개의 작은 폭약을 여러 군데 꼽아 놓고 진행하듯이, 이러한 작은 금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면 티끌이 모여서 태산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서로에게 솔직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두 사람 간의 관계에서만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데 있어서도 솔직하고 정직한 것은 중요하다. (모든 것을 다 말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은가?) 이는 거짓말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그 거짓말은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거짓말들을 만들어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말들이 하나, 둘 씩 생기면서 두 사람의 관계와 신뢰에도 크고 작은 금이 가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사실 연인 간에,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서 모든 것을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연예인들은 일반인들과 조금 많이 다른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보통 사람들은 둘이 연애를 한다고 해서 온 세상 사람들이 그 사실을 다 알게 되는 것은 아니기에 포털 메인을 장식하게 되는 것과 그 부담과 압박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를 것이다. 사실 나만 해도 연애를 해도 (아무도 관심이 없을 나의 연애에 대해서)누가 굳이 물어보지 않으면 (그 이후에 쏟아질 질문들이 귀찮아서) 주위에 연애한단 사실도 알리지 않고 상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잘 하지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사실에 대해서는 솔직한 게 두 사람의 관계를 위해서 솔직할 필요하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니 왜 거짓말을 해? 왜 부인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을 하게 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사실 두 사람의 연애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얼마나 짜증이 나는가? 하물며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까지 그런다면... 그리고 그 사람과 가정을 꾸릴 정도로의 확신은 없는데 누군가를 만났던 기록이 계속 남아서 검색되고, 나중에 가정을 꾸릴 사람이 자신이 누구를 만났는지를 다 안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얼마나 민망하고 짜증이 나겠는가?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자신이 누구를 만났는지를 다 알고면서도 그 사람을 사랑하고 질투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게 신뢰해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평생을 함께 할 만한 사람이 아닐까? 그리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며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갈 수 있는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지금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도 낫지 않을까?

이는 연예인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쓰고 보니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도 없다. 그리고 스스로 '니나 잘하세요'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되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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