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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단편적인 생각들

가족, 다 덧없다

나의 대나무숲처럼 이곳에 남긴다. 너무 갑갑하고 나의 감정 소모가 심해 몸도 아파와서. 이 얘기는 가족에게 공개적으로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이런 류의 얘기를 항상 해 왔지만 지금까지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내게 돌아온 말은 "너는 완벽하고 항상 옳고 문제는 항상 남에게 있지?"였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난 항상 내가 잘못하고 실수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실수했다고 말했고 사과했다. 하지만 난 가족에게서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아버지는 12월에 서울로 돌아오시기 위해 집을 치우는 것도, 아들 둘이 사는 공간이라는 것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본인은 한다고 하셨지만 그걸 굳이, 지금 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두 분이 들어오시기 전에 내가 나가겠다고 했으면, 사실 내가 나가고 나서 하셔도 되는 청소다. 그걸 두 분은 굳이 내 삶의 영역을 다 흐트러 놓고, 심지어 그 과정에서 뭔 캔이 이렇게 많냐며 평가하고 판단하면서 들어오시기 2달 전에 하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면서 들었던 부모님이 하신 말씀을 종합해 보면 그분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를 알 수 있다. 내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내가 자리를 잡지 못해서 가장 힘든 건 나일텐데 어머닌 내게 니 나이 처먹고 이렇게 사는 게 당당하냐고 하셨고, 아버지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고 하셨고, 어머니는 심지어 니 나이 정도 먹었으면 부모도 봉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잊고 있던,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말들이 다 떠오르며 연휴내내 고통 속에서, 힘들게 지냈다. 그 결과 몸도 아파와서 어쩔 수 없이, 몸과 마음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지인들은 모르는 이 공간에라도 이렇게 미친놈처럼 남긴다. 동생은 어떤가. 사실 난 동생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동생에 잘못한게, 실수한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그런데 그 상처는 쉽게 나을 수 없음을 알기에 나는 사과도 몇번을 했고 둘이 4년 넘게 함께 사는 동안 빨래를 동생이 거의 안하고, 청소는 아예 안하고, 본인이 먹은 걸 설거지 안하고 그냥 방치하기를 반복해도 말 한 번 하지 않고 다 참고, 누르고 지냈다. 그런데 어느날 동생은 내가 빨래를 개고 있는데 오더니 본인 옷만 싹 빼가더라. 같이 쓰는 수건들도 있고... 한데... 만약 그게 본인은 빨래를 하지 않은게 미안한 마음 때문이라면 그 자리에서 같기 개면서 스몰토크라도 하는게 맞지 않았을까? 그리고 4년 동안 사는내내 형제 간에 뭐라도 하거나 대화를 하려는 시도가 동생은 전혀 없었다. 물론, 그런 생각은 든다. 내가 어렸을 때 심하게, 엄하게 했기 때문에 그 기억들로 인해서, 어색하고 불편한게 있어서 그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 나도 아버지께 그러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젠 본인 결혼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본인이 먼저 한 번씩 뭔가를 같이 먹자거나 한잔 하자고도 할 수 있는게 아닐까? 그런 시도가 4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 동생 쪽에선. 그리고 그게 4년이나 됐는데 항상 뭔가 내가 뭔가를 풀려고 하다 보니 이게... 뭔가 짝사랑을 4년 동안 하는 느낌이다. 동생은 관심이 없는데 나혼자 뭔가를 하려고 하는... 암튼 이렇게들 모두 본인 중심적이다. 아들이면, 형이면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그래도 어떻게든 뭐라도 해보려고 했던 적도 있다. 나는 가족을 위해 뭘 했냐고? 그 부분도 생각해 봤는데... 사실 30대에 난 그들 생각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 정말 오롯이 가족을 생각해서 했던 결정이다. 모든 게 다 안되는 듯하고 구석에 내몰린 상황 같은데 그 안에서도 가족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을 못했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그건 날 위해도 좋은 일이었지만 그 뒤에도 나는 어떻게든 어머니께서 서울에 오시면 수다를 떨어드리려고 하고, 동생과 살면서 청소도 동생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하려고 하고 잔소리도 한 마디도 안 했으며, 아버지는.... 하... 뭐... 생신을 그래도 챙겼다. 그런데 웃긴게 뭔줄 아나? 우리 집은 항상 자식들은 부모를 챙겨야 하는데 부모가 자식을 챙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데 있다. 아버지 연주에는 아들들이 가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시면서 정작 내 연주에는 부모님이 오지 않으셨고, 아버지 생신은 챙기도록 요구받는데 아버지는 아들들 생일에 뭐를 해주신 적이 없다. 어머니께서 현금을 주시는게 보통 전부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아버지는 항상 본인이 가족을 위해서 엋멍난 희생을 하셨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희생이 아니다. 그럼, 우리가 없었으면 본인은 경제활동을 안했을 것인가? 우리 아버지 성향에 비춰봤을 때 사업은 잘 못하셨을거고, 사람을 잘 못 챙기기 때문에, 그러면 지금 있는 서울집도 날려먹으셨을 수도 있다. 나이가 들고,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돈벌이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가정이 있는 성인이 돈을 벌 수 있는 건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있는 덕택에 본인도 버티고 돈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걸 아버지는 모른다. 지금도. 들을 생각은 하지 않고 통보를 하는 건 또 어떤가? 아니 동생의 결혼으로 인해 집문제가 생기니까 본인이 생각하고 고민한 옵션 세 가지를 그냥 이메일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그냥 나는 돈이 없으니까 같이 살거라고 전제해버리는 건 뭔가? 화가 났다. 정말 열불이 속에서부터 끓어올랐다. 이런 생각과 경험이 누적되다 보니 나도 이제 가족을 신경쓰지 않고 내 생각만 하기로 했다. 그렇게 말씀하시겠지. 원래 그러지 않았냐고. 그런 적 없다. 나는 항상 내가 방황하고 돌아가는게 죄송했고, 그 죄책감을 두 분은 갖도록 강요해 왔다. 겉으로 '척'하는 것은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본심이 다 보이고, 다 알기 때문에. 이젠 그냥 나도 나만 생각하고 나만을 위한 결정을 하련다. 가족이 없는 사람처럼. 가족은 생각하지 않고. 가슴이 하도 갑갑해서 대나무숲에 쏟아내듯이 썼는데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내 안에 쌓여있다는게 글의 길이를 보면서 깨닫는다. 이러니 몸까지 아프지...그냥 다 잊고 나만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 이 악물고 살거다. 두 분도, 동생도 어떻게 되든지 내 알바 아닌 것처럼. 실제로 그러니까. 그들은 한 번도 나를 배려하고, 위해주고, 위로하지 않는데 왜 난 계속 등신 같이 그들의 눈치를 보고 의식하고 살아야 하나. 그렇게 살지 않을거다 다시는. 그들은 본인들이 날 위해서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두 분은 진짜 나를 위하기 보단 나를 본인의 소유물처럼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도. 내 책이 나왔는데 저자한테 몇 권 주어지지 않는 책을 본인이 자랑하기 위해 주위에 보여주겠다고 하거나 본인이 생색내려는 것만봐도 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아들이 하는 일이 부끄러우면 친척에게도 숨기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들이 없는 존재처럼 취급하며, 내가 사는게 부끄럽고 창피해서 주위에 말할 수고 없다며 내게 짜증과 화를 내는게 부모가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부모를 나는 왜 무시하지 못하고 여전히 이렇게 마음이 편하지 않은가? 끊어버리는 것이. 내 몸이 아프고 내가 힘들 정도로. 이것도 가스라이팅일지도 모른다. 아씨발 진짜 욕 밖에 안 나온다. 쓰면 쓸수록 내가 왜 이렇게 평생을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등신처럼. 나, 당신들 돈도 집도 받지 않을거야. 이제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손도 빌리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당신들도 그냥 당신들 삶 사셔. 맨날 나 같은 유별난 애 없다고, 나 같은 사람은 아들 아니면 상종하지도 않았을거라고 했지 어렸을 때부터 당신들은 내게. 근데 있잖아.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야. 누구도 날 이렇게 함부로,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본인들에게 맞추면서 본인들 마음대로 하도록 요구한 적 없어. 그게 먼저니까 내가 터져나간거고. 이러면 결국 당신들은 내가 아들이니까 모든 걸 맞추길 바라겠지. 지랄하고 앉아있네. 그냥 여기까지 합시다 우리 인연. 이젠 그만 짓눌리고 힘들고 싶어. 이런 말 해봤자 당신들은 또 모든 게 내 탓이라고 할거잖아. 그런 가스라이팅, 이젠 안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