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애굽에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을 봤다. 애굽 사람들의 장자들은 죽어나가는 중에 자신들의 장자는 살아있는 것도 봤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였냐면 우박이 떨어지는 날에는 애굽 사람들조차 그들의 하나님을 믿고 두려워해서 가축을 들여놨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경험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원망하기 시작한다. 애굽에서 자신들이 겪어야 했던 수모와 고통에 대한 기억은 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의 고통과 그 당시에 그나마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던 것들을 추억으로 아름답게 포장해서 모세와 아론, 그리고 하나님을 원망한다.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나도 그럴때가 있었다. 왜 기적을 보여주지 않느냐면서 하나님을 원망할 때가 말이다. 그런데 기적이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좋은 일만 일어나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을 더 잘 알고 더 믿게 해주는게 아님을 출애굽기의 이 부분이 너무나도 잘 보여준다. 그런 것들이 일어나도 인간은 곧 그 사실을 망각하고 현재의 불편함을 찾아내며, 인간은 하나님께서 선물을 해주셔도 그게 자신의 노력인 줄 알고 오만해진다. 나 역시 그랬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그렇게 사고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유대인들의 불평은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신들 중에서 이런 신이 있었나'는 식의 서술이 15장 모세의 노래에 나올 정도로 이 때 유대인들은 자신의 조상, 야곱과 요셉과 유다를 애굽으로 인도한 하나님에 대해 들어봤을지는 몰라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는 못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이 믿는 신도 신이고, 우리 조상의 신은 그 중에서 가장 강한 신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기준점이 잡혀있지 않을 때니 말이다. 이 때 그들에게 '유일신'이란 개념도 없었고 그 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도 이들은 몰랐다. 창세기도 쓰여지기 전이 아닌가?
신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건 사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나 원망하는데도 하나님께서 참으시고 길을 열어주시는 것은 그런 그들을 하나님께서도 이해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한글로 된 성경도 버전만 몇 개지가 있고, 한 때는 한국에 한 블록에는 약국, 다음 블록에는 교회가 있을 정도로 십자가가 많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믿고, 의지하는가? 우리는 대체 왜 두려워하는가? 왜 수많은 기독교인들은 아직도 불평하고 기복신앙을 갖고, 샤머니즘 같은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가?
하나님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나 하나님을 모르는 것은 사실 이스라엘 백성의 무지보다 위험하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은 당시에 그냥 백지였지만, 지금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넘어서 본인이 알고 있다는 확신도 갖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잘못된 이해에 기반한 확신 말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귀를 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믿는 하나님을 품고 살게 된다.
기독교인은 끊임없이 본인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의심하고, 묻고, 더 알아가며 살아야 한다. 기독교인의 인생은 그것의 반복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기독교인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약속하신 물질의 축복은 부자로 만들고 잘 나가게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나와 있듯이 굶지는 않게 먹여 살리시는 것만큼은 약속하신 것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걸 받아들여야 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경험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광야의 시간을 거쳐야 함을, 아니 어쩌면 인생이 계속 그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세의 삶을 보면 알지 않나? 그는 애굽땅을 처음 떠난 이후 계속 광야 같은 삶을 살았다. 우리 삶도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린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기독교인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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