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제사장들은 왜 구분이 되어야 했을까? 왜 다른 경제활동이나 생존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제사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을 따로 둬야 했을까? 28-30장에 있는 내용들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제사장은 하루 종일 할게 엄청 많다. 심지어 번제를 매일 드려야 한다. 아침, 저녁으로. 그들이 다른걸 하면서 이런 삶을 살 수가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그들이 그렇게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그 제사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 집중하게 했을까? 왜 그런 사람들을 두셨을까? 어제 묵상에서도 썼지만 이는 당시에 성경이나 하나님을 만나거나 떠올릴 다른 방법이 없었단 것을 인지해야 이해가 된다.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에 대해서 인격적으로 알아갈 방법을 몰랐다. 그런 통로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이 제사를 드리도록 한 것도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제사장을 두게 하신 것은 그들이 판단이 서지 않을 때, 흔들릴 때, 사회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을 때 항상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정결하게 하고 하나님만 바라 보고 있는 자가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알아 조언 또는 결정을 하게 해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현대사회에서는 목회자들이 그 위치를 대체했다. 그렇다면 목회자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지금 우리나라의 목회자들은 제사장들이 했던 것처럼 하루의 루틴을 만들어서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그들이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그렇게 선다면, 하루를 하나님을 채워나간다면 과연 지금 우리나라 교회가 이렇게 되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뭐, 그건 그 당시 제사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제사는, 그 과정은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 앞에 나가기 위한 과정이었는데 그 과정이 어느 순간 목적이 되어서 하나님을 떠나고 본인이 우두머리인 줄 아는 제사장들의 모습은 이후 성경에서도 종종 나온다. 따라서 그런 목회자들이 나오는게 이상한 건 아닌데, 가슴이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말씀을 읽는데 문득, '야 하나님은 이 디테일한 걸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직접 알려주시고 받아적게 하신거고, 이대로라면 제사를 드릴 때 제사장에게 하나님은 직접 말씀하신거잖아. 완전 부러운데? 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말씀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런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도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경우는 제사장들이나 선택한 선지자들에 국한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당시에 그렇게 하실 수밖에 없었다. 성경도, 책도 체계적으로 정리된게 아니니까. 그리고 사실 하나님은 지금도 그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다만 당시 제사장들이나 선지자들이,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매일 하나님 앞에 나가고 스스로를 정결하게 하고 하나님께 귀 기울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의 소리에 휩쓸려서 듣지 못하는 것일뿐인지도 모른다. 제사장들도 그런 까탈스러운 일상을 살아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나? 사실 하나님의 음성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더이상 말씀하지 않으셔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개신교는 만인제사장설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개신교 신자라면, 매일 하나님 앞에 제사장들처럼 나와야 한다. 우린 과연 그렇게 하고 있나?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하나님께 나에게 무엇을 주고, 주지 않았다고 원망을 할 수 있나?
물론, 제사장들이 하루 종일 제사를 준비한 것처럼 할 필요는 없다. 예수님께서 그 장막을 찢어주셨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매일, 하나님 앞에 나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은 다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서 깨는 과정은 가져야 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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