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 어느 정도의 욕망과 욕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정말 '자연스러운' 것인지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지나 보면 그 일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웠는지를 우리는 깨닫기도 한다.
사실 2012년에 페이스북에 썼던 소개팅 관련 글을 조금 다듬어서 내보내려고 한 데에는 조금, 너무 머리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잠시의 휴식기 아닌 휴식기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그 글들을 읽으며 다듬다 보니 그때 글들이 오히려 왜 그렇게 낯설게 다가오고, 내가 쓴 것임에도 불구하고 5년이 지난 지금은 그 글들이 그렇게 인위적이고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리고 정말 솔직히는 이런 구분이 다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와 함께 연애도, 사랑도 사실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 글을 먼저 내보내게 되었다. 자연스럽다는 것에 대하여...
자연스럽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20대, 그리고 30대에서도 초반과 중반의 나는 참 많이 다른 것을 느끼는데, 내가 과거에 어떠했든 간에 지금 내 모습에 편하고 자연스러운 대로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난 사실 2년 전까지만 해도 연상을 만나는 게 어떻냐고 했지만, 최근에는 연상을 소개해주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움츠러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또 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상도 괜찮았다고 내가 지금도 괜찮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변하고, 내 환경이 변하면서 내가 세상을 보는 시각도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을 억지로 내려놓기 위해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바둥거릴 필요도 없는지도 모른다. 힘을 빼고,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다 보면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 운명을 만든다고들 하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인생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우리는 우리 부모의 자녀이기를 선택하지도 않았으며, 어떤 부모에게서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선택지는 애초에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아니 사실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제한된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그런데 또 선택지가 제한된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또 그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떠했을지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환경에 최선을 다하고, 그 순간에 충실하며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을 하다 보면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따라가고 있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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