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이 넘치는 세상에서 산다. 그 단어를 듣는 것이 목적이라면 백화점 고객센터에 전화만 걸어도 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그 단어를 (내 관점에서는) '남용'한다. 그리고는 당당하게 말하기도 한다. 사랑에 정답이 어디 있냐고.
물론 맞는 말이다.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사랑을 표현하거나 느끼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사디스트나 마조히스트들도 사랑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나, 염격 하게 말해서 그들은 '쾌락'을 느끼는 방법이 다른 것이지 그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을 할 때 쾌락을 동반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에 사랑과 쾌락이 동의어라고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는 정말로 사랑할 때 오히려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 않는가.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이성'이라는 존재를 인지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호감, 좋아하는 것, 사랑에 대하여 고민을 한 결과 내 나름대로 사랑에 대하여 정의한 사랑은 '상대를 나 자신처럼 아끼는 마음'이다. 그냥 들었을 때 이 말은 굉장히 간단하게 들린다. 그런데 이는 '특정한 상황이나 사건이 일어났을 때 상대가 어떤 감정이 생기고 어떤 마음일지를 이해하며 그에 맞춰서 대응해 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단순히 그 상황에서 내가 상대에게 무엇을 기대했을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맞춰서 해주는 것이 사랑이기에 그만큼 사랑은 어렵다. 그리고 사랑의 방법은 다르다.
나부터 아낄 줄 알자.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아이러니하게도 나 자신을 아낄 줄 아는 것이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이 높아야 한단 것이다. 자존심이 높은 것과 자존감이 높은 것은 분명히 다르다. 자존심이 강한 것은 오히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자신을 아끼는지, 사랑하는지는 '나의 단점을 인정하고, 나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한 것만큼 세상을 보고, 이해한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아끼는 것을 스스로를 사랑하는 만큼만 이낄 줄 안다. 무엇인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경험은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자아도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관계에서의 사랑은 내가 시작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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