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새 땅에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 내가 들었던 설교들은, 내가 기억하는 한 전부 [그렇게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죄를 지어서 못 들어갔다]였다. 과연 그게 전부였을까?
오늘 모세가 하나님께 새 땅에 들어가고 싶다고 요청한 것을 하나님께서 거부하신 부분을 읽으며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그건 하나님께서 모세를 싫어하고 그를 벌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한계를 갖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새롭게 만드시는데 필요한 것이 모세에게 없기 때문에 그의 역할을 제한하신게 아닐까?
인간이 하는 가장 큰 실수가 있다면 그건 아마 [내가 다 이루겠어]라는 생각일 것이다. 인간은 기껏해야 100년 남짓한 시간을 산다. 그 중에서 어느 정도 이상 책임을 갖고 관리하는 역할은 빨리 시작해야 30대 중반에서 오래 해야 70이다. 30대 중반도 빠르게 잡은 것이고 보통 40대는 되어야 어느 정도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매우 오래 잡은 것이고 보통 60대 중반 정도를 맥스, 더 일반적으로는 50대 중반 정도까지 아닐까 싶다. 에너지 레벨도 그렇고, 현대사회는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사실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바뀐 흐름 속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보통 한 15-20년 정도. 그 정도를 한 분야에서 일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것]을 책임지겠나? 한 사람이 죽은 후에도 이 세상은, 그가 속한 조직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모든 성과를 내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조직이, 집단이, 사회가, 국가가 건강하게 클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인 것인지를 고민하는게 맞지 않을까?
모세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광야. 생각해보자. 광야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것과 정착한 후에 사람들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같을까? 다를 것이다. 그런데 모세가 새 땅에 들어갔다고 치자. 사람들은 모세를 따를까 아니면 여호수아를 따를까? 모세도 인간인데 그가 새로운 땅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기꺼이 포기하고 여호수아만 밀어줄 수 있었을까?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모세는 욱하는 성격에 사람을 때려 죽인 사람이다. 그가 자신을 잘 통제했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그 집단을 위해서는 그가 거기에서 멈추는게 맞았다.
모세는 이를 잘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 자신이 광야에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한 것들을 다음 세대를 위해 전달해준다. 자신은 함께 하지 못해도, 자신은 죽어도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정치인들이, 대통령들이 실패하고 망하는 것은 제한된 시간 안에 자신의 이름을 이 땅에 남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급해지고, 급하기 때문에 실수하고, 실수해서 망한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말씀묵상 > 말씀 묵상-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명기 12-15장 말씀 묵상 (0) | 2020.03.03 |
---|---|
신명기 5-7장 말씀 묵상 (0) | 2020.02.29 |
신명기 1-2장 말씀 묵상 (0) | 2020.02.27 |
민수기 34-36장 말씀 묵상 (0) | 2020.02.26 |
민수기 32-33장 말씀 묵상 (0) | 2020.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