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2장 말씀 묵상

이 부분에서 나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세일 산에 사는 '에서의 후손'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은 그 땅을 그들에게 약속하셨다고 말하며 그들과 싸우지 말라고 야곱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한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에서의 후손은 원수가 될 수도 있는 존재다. 종교적으로 보면 그들은 야곱 이후 하나님께서 만드신 일종의 '본류'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향한 마음을 여전히 갖고 계시며 그들에 대한 계획을 갖고 계신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을 치지 말라고 하신다. 

한국에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택된 자들이고 그에 따라 스스로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또는 하나님을 모르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이들보다 본인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에서의 후손을 치지 말라고 한 하나님의 명령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여러 번 기적을 일으키고 매순간 개입하면서 애굽땅에서 '빼온'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냥 주위를 마구잡이로 정복하고 모든 것을 갖게 하시지 않았다. 하나님은 어느 족속을 치고, 치지 말 것을 직접 명하고 계획을 갖고 계셨고 본진에서 곁가지로 빠진 에서의 후손에 대한 사랑도 갖고 계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전지전능하신 창조자라고 정말 믿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지금 당장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계획도 있다고 믿는 것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다. 하나님이 다른 신과 싸워서 이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땅을 다 만든 것이고 유일한 신이라고 믿는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지금 당장 하나님을 모르고 교회 공동체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어떠한지를 알아야 한다.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 교회가 십자군 전쟁 때처럼 이 땅을 정복할 대상으로만 본다는데 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공존할 대상이고, 사랑하고 품고 배려할 대상이다. 구약에서도 하나님은 그 사실을 보여주신다. 지금의 한국 교회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