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아가 한 것들을 보면서 놀랐다. 지금까지 읽어온 열왕기상하의 내용은 어느 왕이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만 나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유다가 얼마나 망가져 있었는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읽다보니 이스라엘과 유다는 하나님을 전혀 믿지 않고, 모세가 끌고 나와서 여호수아가 초기에 쌓았던 토대가 다 무너진건 물론이고 다윗이 하나님 앞에 쌓은 모든 것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율법책도 이제서야 발견되고, 유월절도 지키지 않았었다니...
사람들은 구약의 하나님이 잔혹하다고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하나님은 그들을 쓸어버리지 않으셨다. 나 같았으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미 다 쓸어버렸을 것이다. 하나님은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유다 사람들이 죄를 짓는 모습을 보면서 견뎌주셨다. 그리고 요시아를 보내셨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시아의 모습과 망가진 이스라엘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옆에서 희망을 걸고 지켜보신 하나님. 그 사이에 분명히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심겨진 사람들을 하나님은 보내주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마저 세상에 잡아먹혀서 이스라엘이 이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시며, 자신의 가슴이 찢어지면서도 그 과정을 지켜보고 버티셨을 것이다. 율법책도 잊혀지고 유월절도 기념하지 않을, 이스라엘이 존재할 수 있게 해준 그 두 가지를 다 잊어버린 상황에서도 말이다.
사람들은 이 땅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고 악하다고 하지만 하나님은 지금도 희망을 갖고 그 자리에 앉아 지켜보고 계신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 땅에서 주어진 삶에서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서 내 안에 심어놓으신 그것을 이 땅에 펼쳐나가는 것이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가 요시아처럼 세상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 안에 무엇을 심으셨고 내게 주어진 영역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그 안에서 펼칠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그게 하나님의 사랑이고, 계획이다.
교회가 짓밟히고, 교회 다닌다는 사람들이 그것을 스펙으로 삼고 있다.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의 숫자를 말하고, 중고등부와 청년부가 줄어드는 것을 문제삼지만 사실 그건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다. 숫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하나님을 제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는지가, 하나님을 제대로 믿고 신뢰하며 순종하고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거기에 대한 얘기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여전히 숫자, 예산에 대한 얘기만 있다.
숫자는 적어도 하나님께서는 일하실 수 있다. 요시아 한 사람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가 이를 보여준다. 이제 숫자는 조금 그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지 않냐고? 현실적으로 그래야 한단 것은 역으로 하나님을 그렇게 작게 만드는 것이다. 전지전능하시고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분이 하나님이란 것을 믿는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지켜만 보시고 벌하시지 않고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아 알고 지금 내가 사는 직역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게 이 시대 기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요아스가 그렇게 이스라엘을 다시 세우려 했음에도 이스라엘은 다시 망가진다. 그리고 하나님은 솔로몬이 세웠던 성전까지 다 부수는 상황을 허락하신다. 그 성전은 사실 하나님께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매개체로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중요했다.
이 땅에 형식적인 교회가 중요한 것도, 핵심도 아니다. 이는 그게 역으로 인간이 만든 또 다른 우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교회가 타락해서 오히려 복음을 왜곡하고 땅에 떨어뜨린다면 하나님은 기꺼이 그 교회들을 쓸어버리고 새롭게 지어지도록 할 것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교회가 우상이 되어버린 교회들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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